"전세사기로 숨이 막힌다"…2030 청년 삶 송두리째 망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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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전세사기 대출 사기에 연루돼 보증금 8000만원을 못 받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숨이 막히고 죽고만 싶습니다."
지난 2월 전세사기를 당해 생활고를 겪고 있는 20대 최모씨가 한 말이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지난 18일 250여채에 이르는 오피스텔을 보유한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집단 전세사기 사태가 발생할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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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47.7% 청년
전문가들 "정보 비대칭성 해결·정부 시세 공개해야"
"집주인이 전세사기 대출 사기에 연루돼 보증금 8000만원을 못 받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숨이 막히고 죽고만 싶습니다."
지난 2월 전세사기를 당해 생활고를 겪고 있는 20대 최모씨가 한 말이다. 지난 14일에는 오피스텔 보증금 9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한 청년이 극단선택을 했다. 전국 곳곳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부동산 계약 경험이 없는 2030세대들이 전세사기의 표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사기범들은 자기자본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정보가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47.7% '2030 청년'
19일 경찰청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실시한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을 보면, 전세사기 피해자 1460명 중 20~30대 청년이 696명(47.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222명), 50대(167명), 60대(99명)가 뒤를 이었다. 경찰은 같은 기간 2141명을 검거해 189명을 구속했으며, 총 피해금액은 2728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오피스텔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지난 18일 250여채에 이르는 오피스텔을 보유한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집단 전세사기 사태가 발생할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한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경찰 수사를 개시했다"며 "추가 피해자와 정확한 피해 금액을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신고자는 오피스텔 전세 계약을 해 계약이 만료됐으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최근 오피스텔 전세금을 가로챈 임대인 A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A씨는 100명이 넘는 임차인과 전세계약을 맺은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잠적했다.
전세사기로 피해를 본 청년층이 극단선택까지 이어지자 공동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앞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인천시 미추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적으로 부풀린 시세도, 임대인의 수십억원대 체납 사실도 미리 알 수 없는 허술한 제도가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며 "무분별한 전세대출과 묻지마식 보증, 보증 보험 부실 등에 명백한 책임이 있는 정부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정보 비대칭성·객관적 시세 평가 중요"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이 객관적인 시세 평가를 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병주 법률사무소 나온 대표 변호사는 "전세사기 범죄는 깜깜이 시세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며 "국가가 신축 건물이 만들어지면 이에 대한 시세를 파악해 공개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력이 낮은 청년층은 대체로 아파트보다 가격이 싼 빌라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범죄 피해가 더 큰 상황"이라며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 시세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구제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남근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정부가 내놓은 경매 일시 중단에 대해 "캠코의 경매는 상당 기간 미룰 수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의 경매는 미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6개월 내로 피해 구제에 대한 특별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별 법적 분쟁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임대보증금 반환 채권을 자산관리공사 등에서 집단으로 인수해 임차인들이 계속 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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