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둘에도…'프로 스포츠 女 최고령' 정대영이 과시했다, 저력의 FA 이적
이형석 2023. 4. 19. 09:01
마흔두 살, 프로배구 여자부 정대영이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GS칼텍스는 "미들블로커(센터) FA 정대영을 영입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연봉 2억 5000만원, 인센티브 5000만원 등 총 3억원의 조건이다.
정대영은 1981년생이다. V리그 최고령 선수. 한국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여자 선수 중 나이가 가장 많다. 정대영은 2022~23시즌 반환점을 돌고 일간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은퇴 시기가) 이번 시즌이 될 수도 있고, 더 뛸 수도 있다. 마지막까지 코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시즌에도 정대영은 코트에서 뛴다. 이번 계약을 통해 KGC인삼공사 한송이와 함께 V리그 역대 가장 많은 개인 통산 6번째 FA 권리를 행사했다.
종목을 불문하고 40대 선수가 소속 팀을 옮기는 경우는 굉장히 보기 드물다. 선수 시절 막바지에 이르러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입지가 좁아지면서 원소속팀과 연장 계약을 맺는 것을 다행으로 여길 때가 많다. 반대로 적지 않은 나이에도 팀을 옮겼다는 건 자신을 필요로 하는 구단이 있다는 의미다.
정대영은 코트에 들어서면 나이가 무색하다. 2022~23시즌 블로킹 3위(세트당 0.769개)를 차지했다. GS칼텍스 한수지(0.827개)와 한국도로공사 배유나(0.771개)에 근소하게 뒤져 개인 세 번째 블로킹 타이틀 도전에 실패했다.
정대영과 14시즌을 함께 뛴 배유나는 "체력이 떨어진 날에도 대영 언니의 블로킹은 한결같다. 초반에 안 좋아도 2~3세트에 빨리 감각을 찾는다. 대단하다"며 "난 언니 나이까지 뛰지 못할 것 같다. 정말 쉽지 않다"라고 인정했다.
정대영은 "가끔 힘들다. '(기량이) 더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겁날 때도 있다"면서도 "(우리 나이로) 마흔세 살 중에서는 '내가 제일 잘해'라는 위안으로 이겨낸다"고 오랜 선수 생활의 비결을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베테랑 정대영과 배유나의 높이를 바탕으로 2022~23시즌 팀 블로킹 1위를 기록했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봄 배구 진출 가능성조차 낮게 평가됐지만 정대영과 배유나, 임명옥(리베로) 등 경험 많은 베테랑이 버팀목처럼 팀을 지탱한 덕분에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고,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김연경이 버틴 흥국생명을 격파하고 구단 역대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미들블로커 보강이 비시즌 최우선 과제였던 GS칼텍스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준비로 여전히 후배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베테랑 정대영을 영입했다. GS칼텍스 구단은 "정대영이 지난 시즌에도 나이를 잊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계약 기간은 1년이지만, 몸 관리 상태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정대영은 2007~08시즌, 2013~14시즌 두 차례 GS칼텍스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GS칼텍스에 복귀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아직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 정대영이 합류해 기쁘다. 기량은 물론 코트 안팎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정대영은 "GS칼텍스는 나에게 가족과도 같은 팀이다. 다시 GS칼텍스로 복귀하게 되어 행복하고, 좋은 조건으로 배구를 계속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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