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내년 총선에 AI 전문가를 등용하라

조영주 2023. 4.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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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스티브 잡스는 시장점유율 1%를 차지하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스마트폰이 우리 삶을 장악하고, 인간관계에 그늘을 드리우고, 없어서는 안 될 우리의 외부 장기가 될 줄은 잡스도 몰랐다. 세상을 급격히 뒤흔들어놓는 기술은 항상 예측 불가능한 여파를 동반하는 법이다."

우리 국회에서도 AI법안을 가다듬고 있다.

우리 정치는 AI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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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스티브 잡스는 시장점유율 1%를 차지하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스마트폰이 우리 삶을 장악하고, 인간관계에 그늘을 드리우고, 없어서는 안 될 우리의 외부 장기가 될 줄은 잡스도 몰랐다. 세상을 급격히 뒤흔들어놓는 기술은 항상 예측 불가능한 여파를 동반하는 법이다."

영국의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제니 클리먼은 ‘AI시대, 본능의 미래’라는 제목의 책에서 머지않은 미래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클리먼은 인공지능(AI)이 생명의 탄생과 죽음, 식욕과 성욕 등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는 지난해 10월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10주년 특별판을 내면서 AI를 활용해 서문을 썼다. 하라리는 "(AI가 쓴) 글을 읽는 동안 충격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며 "정말 AI가 이 글을 썼단 말인가"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 상상 속의 질서와 지배적 구조를 창조해내는 인류의 독특한 능력을 재검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2010년 사피엔스를 집필할 때 나는 AI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면서 "10년이 지난 현재 AI 혁명이 휘몰아치고, 이 혁명은 우리가 알던 방식의 인류 역사가 끝났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요즘 각광을 받는 챗GPT는 AI시대가 시작됐다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AI는 인류의 모든 것을 바꿀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먹는 것과 일하는 방식, 사람 간의 소통, 연애와 출산·육아, 교육, 거주, 그리고 생명 탄생과 죽음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AI가 가져올 정치 사회적 변화, 우리가 맞닥뜨려야 할 기존 가치의 몰락과 혼란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클리먼은 "임신하지 않고 아기를 가질 수 있다면, 동물을 죽이지 않고 고기를 먹을 수 있다면, 이상적인 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완벽하게 죽을 수 있다면, 인간의 본성은 어떻게 변할까"라고 묻는다. 이 질문에 우리는 대답할 준비를 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AI를 규제하는 입법 논의가 활발하다. 유럽의회 일부 의원들은 지난 17일 AI법 제정과 관련해 "빠르게 발전하는 강력한 AI에 대해 정치적인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며 "AI법은 세계적으로 다양한 규제 관례와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청사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AI로 인해 우리 문명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다"면서 "규제를 통해 인류가 AI의 혜택을 누리고, 더 비관적인 미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국회에서도 AI법안을 가다듬고 있다. 일각에서는 AI산업 발전에 몰두하다 보면 제품 안전 미비, 개인정보 유출, 인권 침해 등의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AI법 제정은 첫 단추일 뿐, 앞으로 여러 차례 손질해야 한다. AI 기술에 ‘우선 허용, 사후 규제’ 원칙을 세운 것은 적절하다. 미래를 예단해서 사전에 규제하기 힘들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또 다른 숙제가 있다. 새 시대를 직시하고 한발 빨리 국가적 대응에 나서도록 할 인재가 필요하다. AI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도 구성해야 한다. 우리 정치는 AI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됐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 AI 전문가를 충분히 등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조영주 정치사회 매니징에디터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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