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전환율보다 낮아진 전세대출 금리…전세수요 탄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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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월세 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7개월 만에 60%를 넘어섰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금리 여파로 월세 쪽으로 몰려갔던 수요가 전세대출 금리 하락으로 일부 전세로 회귀하고 있다"며 "다만 올해 서울에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정된 지역이 있고 전세시장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 전세시장이 회복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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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임대료보다 싸진 대출이자에
임차인 전세시장으로 회귀
서울 전·월세 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7개월 만에 60%를 넘어섰다.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3%대까지 떨어져 전월세전환율을 밑돌기 시작하면서 고금리 부담에 월세를 찾던 임차인들이 다시 전세 시장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1만9585건 가운데 전세 거래는 1만2185건으로 그 비중이 62.2%를 차지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60.4%) 이후 7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비중은 지난해 12월 48%까지 하락했다. 이후 지난 1월 55.3%에서 2월 56.2%로 상승하다가 지난달 60%대를 넘어선 것이다. 전세 매물도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의 통계에 따르면 전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4만1829건으로 한달 전(4만6843건)보다 크게 줄었다.
이는 전세대출 금리가 지난해 말보다 하락하면서 전세 시장으로 임대차 수요가 회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대출 금리(17일 기준)를 보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모두 하단이 3%대다. 변동의 경우 3.75~5.96%, 고정은 3.40~5.86였다. 지난해 연말 금리 상단이 7%를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셈이다.
특히 전세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을 밑돌기 시작하면서 전세수요가 더욱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세대출 금리가 전세 보증금을 1년치 월세로 환산하는 비율인 전월세전환율보다 낮아질 경우 월임대료가 대출이자보다 비싸지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의 월간 시계열을 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지난달 기준 4.08%였다. 또 지난 17일 발표된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2월 전국 주택 전월세전환율은 6.0%였고 서울은 5.0%였다. 시중은행 전세대출 최저 금리가 3%대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전세대출 비용이 월세보다 낮아지게 된다. 전국 주택 전월세전환율이 6%를 기록한 것은 2019년 11월(6.0%) 이후 3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울도 2020년 7월(5.0%) 이후 2년7개월 만에 5%로 올라섰다.
다만 시장에서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주춤하겠지만, 전세시장의 회복세를 점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내년까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셋값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초·강남·송파구 등 강남3구와 강동구의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1만2404가구로 지난해(3592가구)보다 3배 이상 많다.
여전히 시장에 공급되는 전세 물량이 수요보다 많다는 점도 전셋값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부동산원 4월 둘째 주 기준 전세수급지수도 78.8로 기준선(100)을 한참 밑돌고 있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지면 시장에 전세를 내놓으려는 사람이 구하는 사람보다 많은 수요자 위주의 시장임을 의미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금리 여파로 월세 쪽으로 몰려갔던 수요가 전세대출 금리 하락으로 일부 전세로 회귀하고 있다"며 "다만 올해 서울에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정된 지역이 있고 전세시장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 전세시장이 회복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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