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열대어가 사람과 80% 동일? 화이자도 나선 신약 개발법
JW중외제약은 최근 열대어인 제브라피시(Zebra Fish) 모델 전문 임상시험기관인 제핏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에 따라 JW중외제약은 앞으로 신약을 개발할 때 제브라피시를 비임상 시험(동물실험)에 사용할 계획이다.
제브라피시는 열대어류로 사람과 유전적 구조가 80% 이상 동일하다. 또 시험비용을 포유류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신준녕 제핏 대표는 18일 “최근 미국 식품의약처(FDA) 및 각국 규제기관을 중심으로 제브라피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K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동물실험은 최소화하는 동시에 신약 개발 속도 높이기에 한창이다. 제브라피시를 비임상 시험에 사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그간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은 필수로 여겨졌다. 동물실험을 통과한 약물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쓰인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동물실험에 성공한 약물 중 평균 9개는 정작 임상시험에서 실패해 동물실험 효과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 온 데다, 올해 1월 미국 정부가 연방 식품의약화장품법을 개정해 제브라피시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나온 연구 결과가 실제 약물 승인에 쓰일 수 있도록 하면서다.
글로벌 제약업체들(빅 파마)은 이미 제브라피시를 폭넓게 사용 중이다. 노바티스나 화이자, 로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주로 약물 유효성과 안전성 검증 과정에서 제브라피시를 사용한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제브라피시는 성체가 3~4㎝ 정도로, 적은 약물로도 실험 결과를 신속히 낼 수 있어 연구 기간 단축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미니 장기 활용도 부상
‘미니 장기’ ‘장기 유사체’라고 불리는 오가노이드(Organoid) 역시 동물실험 대체 유망주로 꼽힌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사람의 장기와 유사한 구조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다. 환자 개개인의 장기 조직뿐 아니라 이들의 구조·기능적 특이성도 재현할 수 있다.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직접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하지 않고도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덕에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9년 6억9000만 달러(약 91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은 오는 2027년 34억2000만 달러(약 45조8100억원) 규모로 연평균 22%씩 성장할 전망이다.
기업들도 발 빠르게 관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오가노이드와 관련 한국콜마홀딩스는 바이오 플랫폼 기업인 넥스트앤바이오의 지분 약 40%를 보유 중이다. 오가노이드 관련 기술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 효능 검증은 물론, 환자 맞춤형 항암제 개발 등에 나섰다. 씨젠의료재단도 지난해 8월부터 서울아산병원 내 스타트업인 온코클루와 오가노이드 기반 항암제 감수성 진단 검사법을 개발 중이다. GC녹십자의료재단도 지난해 8월부터 오가노이드 세포 배양 플랫폼 기술을 가진 엠비디와 손잡고 개인 맞춤형 암 치료 예후·예측 솔루션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박찬희 JW중외제약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동물실험 윤리 문제가 지속해서 불거지는 상황에서 제브라피시나 오가노이드 플랫폼을 활용한 연구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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