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대신 AI…누군가에겐 '불쾌한 골짜기' [디지털금융 그늘②]

고정삼 2023. 4.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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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영업점이 디지털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행원을 도입하는 등 비대면·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하는 시장 수요에 발맞춰 점포를 탈바꿈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AI 행원을 영업점에 도입한 이후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올해 AI 행원을 영업점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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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행원 도입 등 디지털화
고령층 금융 소외 문제는 '숙제'

새로운 시대의 혁신인 줄로만 알았던 디지털 금융을 둘러싼 의문부호가 커지고 있다. 편리하다는 미명 아래 무비판적으로 진행돼 온 비대면화는 이제 명(明)뿐만 아니라 암(暗)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잇따른 은행 파산 도중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불거진 대규모 예금 인출, 이른바 '조용한 뱅크런'은 달라진 현실을 극적으로 체감하게 했다. 디지털 금융의 이면에 가려져 있던 야누스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인공지능 행원이 금융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챗봇 아숙업(AskUP)

은행 영업점이 디지털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행원을 도입하는 등 비대면·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하는 시장 수요에 발맞춰 점포를 탈바꿈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 가운데 영업점 방문은 잦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소외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출장소를 포함한 국내 영업점은 3992개로 5년 전보다 707개 줄었다. 지난 2018년 말 4700개에 달했던 5대 은행의 영업점은 ▲2019년 말 4661개 ▲2020년 말 4425개 ▲2021년 말 4188개 등 꾸준히 감소했다.


은행들은 비용 효율화를 위해 영업점을 꾸준히 축소하면서 일부는 디지털 혁신 점포로 전환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AI 행원을 영업점에 도입한 이후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AI 행원은 상품 설명뿐 아니라 예금·대출 상품 가입, 증명서 발급 등의 업무도 수행한다.


신한은행이 디지털화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화상 통화로 직원과 상담할 수 있는 디지털데스크뿐 아니라 AI 행원 등을 활용한 무인형 점포인 디지털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현재 33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라운지에서는 계좌와 카드 신규 발급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 키오스크'가 배치돼 있기도 하다.


우리은행도 AI 행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 언어모델과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및 영상 합성(디지털 휴먼)을 결합해 향후 오프라인 지점에도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도 올해 AI 행원을 영업점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영업점 내방이 잦은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소외 문제는 가중되는 모습이다. 디지털화에 친숙한 젊은 층의 경우 모바일·온라인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반면, 디지털 이용에 취약한 고령층은 지점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 2021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조사 대상자(3536명) 중 보고서 발표 시점으로부터 최근 한 달간 70대 이상 노인의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 경험 비율은 15.4%로 나타났다. 20대(86.9%)·30대(89.7%)·40대(83.4%) 등과 비교하면 5배 이상 차이 나는 수준이다.


특히 고령층이 디지털 기술에 취약한 만큼, 상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금융상품을 구매해 불완전판매와 같은 소비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이후 고령 금융소비자의 디지털 소외 확대와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을 100%로 가정했을 때 20대와 30대가 모두 12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50대 이상의 경우 평균 64.3%로, 20~30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최장훈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고령 금융 소비자의 '디지털 소외'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층을 위한 전담 조직 설치와 교육 및 금융사에 대한 지침 등 고령층을 위한 금융 정책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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