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맨드란 이런 것’ 138㎞·퍼펙트 베테랑이 153㎞·5볼넷 영건에게 준 교훈

윤승재 2023. 4. 1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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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백정현과 장재영의 맞대결. 스타일이 정반대인 두 선수의 맞대결에서 공은 느리지만 제구가 완벽했던 백정현이 웃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키움 히어로즈 제공


최고 구속 138㎞/h과 153㎞/h. 누가 봐도 압도적인 건 후자일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느리지만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와 구속은 빠른데 공이 여기저기 날리는 선수의 맞대결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투수 백정현(38)이 키움 히어로즈의 파이어볼러 영건 장재영(21) 앞에서 커맨드(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와 제구의 중요성을 몸소 증명, 프로 3년차 어린 투수에게 교훈을 줬다. 

백정현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백정현의 투구는 완벽했다. 8회 1아웃까지 안타와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면서 승승장구했다. 키움 타자 에디슨 러셀의 타구가 자신의 글러브를 맞고 내야 안타로 이어지면서 퍼펙트 행진은 깨졌지만, 이전까지 백정현이 보여준 투구는 커맨드와 제구의 정석 그 자체였다. 

백정현의 최고 구속은 138㎞/h로 현저히 느렸다. 하지만 제구가 완벽했다.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과 포수 강민호가 내민 미트로 정확하게 공이 꽂혔다. 한가운데로 몰리는 공도, 실투도 없었다. 공은 빠르지 않아도 완벽한 커맨드와 제구를 앞세워 키움 타자들을 압도했다. 140㎞/h도 되지 않는 느린 공으로 타자들을 돌려 세우며 구속이 다가 아님을 몸소 증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백정현의 호투는 상대 선발 장재영의 투구 내용과 극명하게 대비돼 부각됐다. 장재영은 시속 150㎞/h를 웃도는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투수. 이날도 최고 153㎞/h의 강속구로 삼성 타선을 상대했다. 

하지만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볼넷만 5개를 내주며 고전했다. 1회 선두타자 연속 볼넷에 폭투까지 내주면서 2실점했고, 2회엔 보크와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3회에도 난타와 함께 볼넷을 허용하면서 2실점을 추가했고, 결국 1, 3루에 책임 주자를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2021년 입단한 장재영은 강속구를 던지는 신인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나,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항상 그의 발목을 잡아 왔다. 이날도 마찬가지. 공교롭게도 그의 앞에서 공은 현저히 느리지만 제구는 완벽했던 백정현이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면서 더욱 비교가 됐다. 베테랑 백정현이 파이어볼러 신인 장재영에게 큰 교훈을 준 경기였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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