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정신’은 누가 알고 있는걸까
김우중 2023. 4. 19. 05:34
지난 2020년 9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은 구단 제6대 사령탑으로 박건하 감독을 선임했다. 리그 11위까지 추락하며 강등 위기에 놓인 수원의 승부수였다. 동시에 2010년대 윤성효·서정원·이임생 선임에 이어 '구단 출신' 인물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수원의 인사 방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박건하 감독은 “잃었던 수원의 정신을 일깨우자”라는 짧고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수원 구단 창단 멤버이자, 원클럽맨인 박건하 감독의 메시지는 팬들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일단 ‘수원의 정신’을 되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박건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치른 리그 네 번째 경기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수원은 '슈퍼 매치' 상대인 FC서울에 3-1 완승을 했다. 18경기 연속 슈퍼매치 무승(8무 10패)을 끊는 승리이기도 했다. 당시 박 감독은 경기 후 “과거에도 수원에는 위기가 많았다. 위기에서 선수, 코칭스태프와 뭉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하며 “수원 정신을 찾자고, 어려울 때 뭉쳐서 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건하 감독이 되찾은 ‘수원의 정신’은 오래가지 않았다. 처음 두 시즌 동안 구단 유소년(매탄고) 선수들이 빛나는 활약을 펼쳤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에도 올랐다. 하지만 2022년 4월에는 2년 전과 같이 강등권인 11위로 추락했다. 박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소방수로 나선 건 이번에도 ‘구단 레전드’ 이병근 감독이었다. 역시 수원 창단 멤버이자, 구단에서 선수와 코치 생활을 한 ‘리얼 블루’였다. 이 감독의 취임식 메시지도 유사했다. 그는 “수원은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한 팀이다” “지고는 못 배기는 수원의 축구를 만들어 보겠다”는 출사표를 밝혔다.
하지만 이병근 감독 부임 첫 해 결과는 리그 10위였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승강 플레이오프(PO) 무대를 밟았다. 수원은 우여곡절 끝에 FC안양을 꺾고 잔류에 성공했다. 경기 뒤 “내년에는 위에서 놀고 싶다”던 이병근 감독은 올 시즌 리그에서 2무 5패에 그치며 경질됐다.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한’ 수원이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수원은 일단 최성용 수석 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겼다. 구단은 18일 "구단은 위기 극복을 최우선으로 삼아 팀을 본 궤도에 올리는데 주력하겠다"며 "수원삼성답지 않은 모습에 실망한 팬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리그 0승, 최하위라는 우울한 상황. 과연 누가 ‘수원의 정신’을 다시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성용 감독 대행의 첫 경기는 오는 22일 서울 상암에서 열리는 리그 통산 100번째 슈퍼매치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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