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던졌다, 코스피·코스닥 공매도 역대 최고치
과열이냐, 유동성 장세냐.
이달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하는 공매도 급증세를 두고 ‘2차전지 관련주 중심으로 증시 과열 신호’라는 시각과 ‘유동성 장세 속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란 평가 등 해석은 엇갈린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코스피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6314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월별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으로 최대 수준이다. 지난 1월(3730억원)과 2월(4320억원), 3월(4259억원)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역대 최대인 3585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최대 기록은 지난 3월(2887억원)로, 두 달 연속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공매도는 실제로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기법으로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사용된다. 100원짜리 주식을 빌려 매도했다고 가정했을 때, 주가가 70원으로 떨어지면 70원짜리 주식을 사서 갚으면 되기 때문에 30원의 이익을 보는 식이다.
이 때문에 공매도 투자가 늘어났다는 건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얘기다. 최근 공매도 거래는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하고 있다. 이번 달 코스피 공매도 거래액에서 외국인 비중은 79.3%에 달했다. 코스닥에선 외국인 거래 비중이 58.9%였다. 외국인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한국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차전지와 중국 리오프닝 등 일부 테마에 대한 과열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최근 주가지수는 오르는 추세지만,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 환경 자체는 좋지 않아 테마를 공격적으로 쫓기보다 방어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은 2차전지 관련주다. 일례로 최근 주가가 급등한 2차전지 관련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이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각각 540억원, 562억원에 달했다. 두 종목에 몰린 공매도 거래액이 이달 코스닥 전체 공매도의 30%가 넘는다.
다른 측면에선 주식 시장에 다시 자금이 몰리며, 공매도 역시 자연스레 늘어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는 유동성 장세에 접어들어 추가적인 증시 상승세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거래대금도 늘었다. 이번 달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27조2464억원으로 지난 1월(13조1423억원)의 2배 수준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거래 대금이 늘어날 때 공매도도 함께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에코프로 주가가 조정을 받아도 지수가 상승하는 건 증시 자금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또 다른 종목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관련주 과열에 따라 공매도가 증가했지만, 유동성 공급으로 주가 상승이 지속했고 이에 따른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의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사들이는 것) 때문에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순환 구조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규모가 늘어났을 때는 코스닥 시장이 전체적으로 과열됐던 것과 달리 최근엔 2차전지 등 일부에서만 국한돼 과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때문에 과열이 해소되더라도 지수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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