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대 예금? 4%대 금리도 자취 감춰

김경희 2023. 4. 1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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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목받던 연 5%대 정기예금은 벌써 옛말이 됐다. 이젠 연 4%대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조차 자취를 감췄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는 인식에 시장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 은행들의 수신 경쟁이 완화된 영향이다.

18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전국 19개 은행이 금리를 공시한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은 모두 39개로, 이 중 38개 상품의 최고금리가 연 4% 미만이었다.

이들 은행의 대표 상품 39개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은 Sh수협은행의 ‘첫만남우대예금’으로, 연 2.95%의 기본금리에 최근 1년 이내 수협은행 예·적금 계좌 미보유, 첫 거래 우대, 마케팅 동의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연 4.0%의 최고금리를 적용한다. 이어 BNK부산은행의 ‘가을야구정기예금’은 기본금리 연 3.25%에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플레이오프 진출이나 우승 시 최고 연 3.95%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그나마 금리가 높은 대부분의 상품은 점포 수가 적은 지방은행 상품이거나 까다로운 우대조건을 충족해야만 최고 금리가 가능하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최고 연 3.80%의 예금 금리를 제공하지만,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등의 조건이 붙는다.

총 39개 정기예금 상품 중 절반가량인 19개 상품의 예금 금리(1년 만기)가 기준금리(3.5%) 이하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연 3.0%였던 지난해 11월 초만 해도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5%를 웃돌아 기준금리 대비 2%포인트가량 높았다. 하지만 최근 예금 금리는 기준금리 추이에 오히려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종료에 가까워지면서 시장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2개월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해 11월 14일 연 5.025%에서 올해 1월 13일 연 3.922%, 지난 14일에는 연 3.517%까지 떨어졌다.

앞으로도 연 4~5%대 이자를 주는 고금리 예금상품을 찾아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연금소득자나 퇴직자들이 많이 찾는 재테크 카페에는 ‘손에 쥐는 생활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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