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우크라이나 찾은 푸틴…점령지 군부대 순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과 동부 루한스크 지역 군부대를 방문했다고 크렘린궁이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인 헤르손주의 러시아 군부대를 방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날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주둔 러시아군의 참모부 회의에 참석해 군 지휘관들로부터 헤르손주와 인근 자포리자주 지역 전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헤르손 군부대 병사들에게 정교회 부활절 휴일을 기념해 이콘(성화)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헬리콥터를 타고 루한스크 점령지에 있는 보스토크 방위군 본부로 이동해 알렉산드르 라핀 중장 등 고위 군 지휘부의 보고를 들었다.

푸틴 대통령이 방문한 곳은 모두 러시아가 병탄한 우크라이나 지역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헤르손주, 루한스크주, 도네츠크주, 자포리자주를 정복한 후 주민투표를 통해 이들 지역의 귀속을 결정한 상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는 이들 4개 주의 러시아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헤르손시에서 철수했으나, 헤르손주 남동부 지역은 여전히 점령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은 헤르손주를 가로질러 흐르는 드니프로강 동안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봄철 공세에 대비한 전열을 강화에 나서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찾은 것은 두 번째다. 그는 지난달 18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항구도시 마리우폴과 남부 로스토프주의 주도 로스토프나도누를 깜짝 방문한 바 있다.

외신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벨라루스 핵 배치 계획을 규탄하는 성명이 나온 것과 같은 날 이뤄졌다는 점을 짚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의 점령지 방문을 범죄 현장 방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푸틴의 몰락이 인상적"이라며 "부하들이 저지른 범죄를 마지막으로 즐기기 위해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순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