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박정아·황민경·정대영이 움직였다, V리그 판도가 움직인다

이형석 2023. 4. 1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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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가 2022~23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 도중 서브를 하기 위해 이동하며 미소짓고 있다. 김천=정시종 기자
V리그 여자부 박정아(30)의 FA(자유계약선수) 이적을 신호탄으로 황민경과 정대영도 각각 팀을 옮겼다.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에서 뛰던 황민경과 연봉 4억 5000만원(연봉 3억 2000만원, 인센티브 1억 3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18일 발표했다. 

황민경은 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난 아웃사이트 히터(레프트)로 2022~23시즌 34경기에 출전해 266득점을 기록했다. 서브 8위(세트당 0.161개)와 리시브 10위(리시브 효율 41.82%) 등 고르게 활약했다. 

2022~23시즌 6위에 그친 IBK기업은행은 황민경을 영입하며 날개 공격수로 보강했다. 구단은 "안정적인 리시브와 과감한 공격력으로 (황민경은) 팀의 부족한 부분을 메꿔줄 적임자"라며 "고참 선수로서 황민경 선수가 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GS칼텍스가 미들블로커(센터) 정대영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1년, 금액은 3억원(연봉 2억 5000만원, 인센티브 5000만원)이다. 미들 블로커 보강이 최우선 과제였던 GS칼텍스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준비로 여전히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베테랑 정대영을 데려와 전력을 보강했다. V리그 여자부 최고령 정대영은 2022~23시즌 블로킹 3위(세트당 0.769개)를 기록, 여전한 높이를 자랑한다.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7일 박정아와 연간 총 7억7500만원(연봉 4억 7500만원, 인센티브 3억원)에 사인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박정아의 거취는 이번 FA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원소속구단 한국도로공사뿐만 아니라 복수 구단이 그를 영입하려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김연경에게도 관심을 가졌지만 여의치 않자, 장 매튜 구단주와 아헨 킴 신임 감독이 직접 나서 박정아과 계약하기 위해 애썼다. 

박정아가 이번에 계약한 총액 7억7500만원은 여자 선수가 한 시즌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김연경도 앞서 흥국생명과 FA 계약 당시 7억7500만원에 사인했다. 

김연경으로부터 국가대표 주장 바통을 이어받은 박정아는 현재 국내 최고 공격수 중 하나다. 특히 승부처나 중요한 경기에서 해결사로 나서 '클러치 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2017~18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리그 베스트7를 세 차례 수상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7경기에서 125득점, 성공률 35.85%를 기록하며 한국도로공사의 통산 두 번째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박정아는 '우승 청부사'로 통한다. 챔피언 결정전 우승 반지를 V리그 여자부에서 가장 많은 5개나 수집했다. 박정아는 IBK기업은행에서 2016~17시즌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맛본 뒤 한국도로공사 이적 첫 시즌인 2017~18시즌 친정팀을 누르고 또 정상에 올랐다. 

2021~22시즌 막내 구단으로 합류해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의 영입으로 전력 상승을 기대한다. V리그 합류 세 번째 시즌에는 최하위 탈출과 함께 중위권 도약에 도전한다. 

페퍼저축은행은 2022~23시즌 오픈 공격과 성공률 모두 최하위였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해결사로 나설 선수가 부족했다. 박정아를 데려와 외국인 선수의 부담과 팀 공격 루트를 분산, 전력을 끌어올리게 됐다. 아헨킴 페퍼저축은행 신임 감독은 "박정아가 우리 팀에서 매우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팀의 일원이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 외에도 KGC인삼공사의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채선아(31)와  3년 총 3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내부 FA 이한비(27·아웃사이드 히터)와 3년 총 10억6000만원, 리베로 오지영(35)과는 3년 총 10억원에 재계약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들 4명과의 계약을 끝으로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페퍼저축은행은 FA를 보강하고 아헨 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등 큰 폭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번 시즌 봄 배구 진출 실패 팀이 FA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다가오는 시즌 V리그 판도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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