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러스티드 모스, 메트로배니아에 스토리와 고무줄 탄성을 더하다
BIC(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 인디크래프트, SBA 인디 페스티벌, 그리고 버닝비버까지. 국내에 출시된 인디 게임 행사를 살펴보면 유독 대세가 되는 장르가 하나 보인다. 바로 메트로배니아 장르다.
닌텐도의 '메트로이드'와 코나미의 '캐슬배니아'를 섞은 듯하다고 해서 명명된 이 장르는 다양한 액션, 길을 넓혀가는 방식, 능력의 확장과 레벨업 등의 RPG 식 게임성이 융합되어 높은 인기를 얻었고, 지금은 인디 게임업계의 대세 장르 중 하나가 됐다.
특히 과거 오락실이나 콘솔 게임기들의 추억 때문인지 이러한 메트로배니아 장르 중에서도 2D 횡스크롤과 도트 그래픽을 곁들인 형태가 많이 보이는데, 오늘 소개할 PC용 스팀 게임 '러스티드 모스' 또한 그러한 메트로배니아 게임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게임이라고 할만하다.
2D 횡스크롤 슈팅에 고무줄 탄성 액션을 더하다
또 메트로배니아야?라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러스티드 모스'는 다르다. 이 게임은 액션의 차별화 요소로 '고무줄 탄성'을 활용한 이동을 내세웠다. 이 탄성 이동을 그래플링이라고 하는데, '스파이더맨' 같이 이동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스파이더맨이 힘껏 점프한 후 반대편 벽에 거미줄을 쏴서 올라가듯, 이 게임도 벽에다가 줄을 쏘고 갈고리로 고정한 후 탄성으로 이동한다. 갈고리를 걸었을 때의 주인공 위치와 갈고리 사이의 거리, 그리고 떨어지던 관성만큼 탄성으로 역반동이 생긴다.
이러한 그래플링 이동 방식은 기존의 메트로 배니아와는 꽤나 큰 차별성을 가지게 해 주지만, 새로운 이동 형태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에게는 어떻게든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진다.
문제는 이 게임이 이렇게 이동만 하면 되는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다. 게임 내에서는 다양한 적들이 등장하며, 이들을 총으로 조준해서 공격해야 한다. 적을 조준해서 총을 쏘고, 또 이동하면서 벽을 조준해 갈고리를 걸고, 그 와중에 탄성 계산까지 해서 나아가야하니 조작 난이도는 결코 낮지 않다.
이러한 진입 장벽을 퍼블리셔인 플레이즘이 어떻게 풀었을까, 살펴봤더니 '튜토리얼'을 충분하다 싶을 만큼 단계적으로 배치해 놓았다. 3-4번 정도 실패하면 성공할 수 있게 끔 난이도 조절에 신경 쓴 모습이 역력하다.
튜토리얼은 기본 이동, 일반 조준 공격, 그리고 그래플링까지 이어지며, 20분 정도 플레이를 하면 '대충 저기 풀 숲에 갈고리를 걸고 이렇게 뛰어서 올라가면 되겠구나' 감이 오게 된다.
또 어느 정도 숙련되면 최소 2 스테이지는 클리어했을 시점이고, 또 그래플링에 공을 들이게 했기 때문인지 전투 부분은 다른 메트로 배니아 게임보다 난도가 높지 않아 부담이 적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초반의 우려와 달리 진입 장벽은 낮추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귀여운 소녀 '펀'과 눈알 '퍼크'의 이야기
낡은 기계로 가득한 황폐한 세상에, 인류는 멸망의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리고 인간의 손에서 자란 요정이 있다. 이 요정이 바로 꽁지를 묶은 주인공 소녀이며, 이용자들이 조작할 대상이다.
게임의 첫인상은 흑백 계열의 칙칙한 세계를 표현한 그래픽과 주인공의 모습이다. 황폐한 지구를 말하듯 이 게임은 타이틀 화면부터 주인공이 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뒤에는 황폐한 건물들의 실루엣이 보인다. 이 타이틀 화면이야말로 게임의 세계관이 어떤지 명확히 알려주는 장면이 아닐까.
게임의 설정에 들어가 보면 난이도 조절과 함께 몇 배의 크기로 게임을 즐길지 선택하게 해 준다. 6배까지 배율을 늘릴 수 있으며, 픽셀 퍼펙트(도트를 정수배로 확장)로 늘려서 전체 화면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3840*2560 해상도의 모니터를 쓰고 있는데 잘 대응되었다.
조작은 키보드와 조이패드 둘 다 가능하지만, 구성상 키보드와 마우스로 즐기는 게 더 적응이 쉬웠다. AWSD로 캐릭터를 이동시키며 마우스로 표적을 조준하고 왼쪽 버튼은 무기를, 오른쪽 버튼은 그래플링을 거는 식이다.
조이패드로도 조작이 가능하긴 한데, 콘솔 느낌은 나지만 조작 난이도가 1.5배는 상승하는 느낌이라 추천하지 않는다.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 요정 '펀'은 게임 내에서 기가 막히게 그래플링도 잘하고 총도 잘 쏜다. 요정이라는 설정이 무색할 정도로 전투광이며, 첫 시작부터 눈알 괴물인 '퍼크'와 함께 한다. 이 퍼크가 같이 대화도 하고 갈고리가 되어 벽에 붙는 역할을 겸한다.
초반부부터 주인공 펀은 연구소를 폭파했다는 배신자가 되어 있고, 그렇게 연구소 동료들이 보스로 변해서 하나씩 등장하게 된다. 메트로 배니아인 만큼 맵을 다니며 구석구석 찾다 보면 새로운 스토리를 마주할 수 있는데, 이러한 숨겨진 스토리 조작이 46개에 달하는 만큼 하나하나 발견해 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숨겨진 장소에서 라이프를 늘릴 수 있거나 새로운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갈수록 스토리 확장과 함께 새로운 능력을 얻어갈 수 있다. 이 것이 이 게임의 재미이자 본질이라고 하겠다.
플레이즘, '러스티드 모스'로 게임 이용자들에게 노크하다
바쁜 시간 탓이라곤 하지만, 아쉽게도 '러스티드 모스'를 끝까지 플레이하지는 못했다. 다만 중간까지의 플레이 후 느끼는 소감은, '러스티드 모스'가 평균을 넘는 우수작이라는 점이다.
친절한 튜토리얼을 시작으로 지루 할 때쯤 새로운 소식을 내놓았고, 또 진행 난이도도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여서 스트레스가 적었다. 보통 중간까지 플레이하고 리뷰를 쓴 후 손을 떼는 경우가 많은데, 이 '러스티드 모스'는 이번 주말에 시간을 내서 끝까지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움직이는 도트 캐릭터 주인공과 스토리 진행 상의 얼굴이 살짝 매치가 안 되는 것 같은데, 이건 뭐 각자의 느낌이 다른 거니 넘어간다.
게임의 스펙은 가격 대비 괜찮은 느낌이다. 가격은 2만 원대 초반으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20가지 이상의 특수 능력, ▲6종 이상의 까다로운 보스 ▲8종 이상의 개성적인 무기 ▲멀티엔딩 등을 즐길 수 있다.
캐릭터 이동이나 타격감도 괜찮은 편이고 다양한 공격 무기도 이 게임의 차별화 요소로 기억할만하다. 근거리에서 샷건을 난사하고 그래플로 거리를 둬서 스나이퍼 라이플로 마지막 일격을 가하는 등 상황에 맞게 무기를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으며, 자신만의 공격 스타일을 찾아서 취향껏 즐길 수 있다.
또 그렇게 자신만의 공격을 몸에 익히다 보면 강력한 마녀부터 마물보다 무서운 기계까지 다양한 보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즘 측에서는 본편 외에도 '러스티드 모스'의 DLC를 준비 해뒀다. '러스티드 모스'의 제작 과정을 알 수 있는 총 127쪽의 아트북이 준비되어 있고, 이 아트북에서 컨셉 아트와 스토리 배경, 개발자 코멘트, 게임 내 음악 "Eglantine"의 악보 등 다수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또 사운드 트랙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게임을 즐기고 관심이 있는 분들은 DLC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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