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휠체어’는 타지마…열차는 떠났다

이정헌 2023. 4. 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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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무궁화 열차의 휠체어 좌석을 예약한 장애인 승객의 탑승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 코레일 무궁화 열차에서 휠체어 탑승을 거부당한 장애인의 사연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 올라왔다.

일반 좌석 예매 승객과 마찬가지로 휠체어석을 예약했지만, 코레일은 좌석표를 지닌 A씨를 입석을 이용한 비장애인보다 후순위로 미뤄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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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 승객 많다고 장애인 탑승 거부한 ‘코레일’
“표 끊었는데…말도 안되는 차별” SNS 공분
지난 15일 휠체어를 타는 A씨(59)는 수원역에서 서울역행 무궁화호의 휠체어 좌석을 예약했지만, 입석 승객이 많다는 이유로 코레일로부터 탑승을 거부당했다. 제보자 제공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무궁화 열차의 휠체어 좌석을 예약한 장애인 승객의 탑승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대착오적인 장애인 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코레일 무궁화 열차에서 휠체어 탑승을 거부당한 장애인의 사연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 올라왔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A씨(59)는 지난 15일 토요일 수원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무궁화호 탑승을 앞두고 있었다. A씨는 현장에서 오전 11시38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1282 열차표를 발권했다. 3호차에 있는 휠체어석으로 자리를 예매하고 고객지원실을 통해 리프트 이용 신청까지 마친 뒤 20분 전 기차를 타러 승차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역무원은 열차가 이미 ‘입석 손님’으로 가득 찼다며 A씨의 탑승을 거부했다.

A씨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람들 먼저 다 태워놓고선 마지막에 휠체어 타고 올라가려니 좁아서 못 태운다고 했다”고 말했다. 일반 좌석 예매 승객과 마찬가지로 휠체어석을 예약했지만, 코레일은 좌석표를 지닌 A씨를 입석을 이용한 비장애인보다 후순위로 미뤄버린 것이다. A씨는 “지하철로 1시간 걸리는 곳을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다 더 늦어버렸다”며 “열차가 자주 다니지 않는 곳이었다면 완전히 하루 일정을 망쳐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결국 해당 열차표를 환불하고, 다른 열차표를 예매해서 이동해야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휠체어 승객이 도저히 탑승할 수 없을 만큼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생겼다면 미리 휠체어석 표가 발매되지 않도록 조치했어야 한다”며 “그렇더라도 입석 승객이 많다는 이유로 휠체어석 발매를 막는 것은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라고 꼬집었다.

이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코레일 측은 A씨에게 공문을 보내 “14분 후인 11시 52분 수원역을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는 총 5칸에 입석 승객이 121명으로 해당 열차와 비교하면 차내 혼잡도가 절반 이하인 열차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후속 열차로의 변경에 대해 사전 동의를 구해야 했지만 뒤늦게 안내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애초에 정상적으로 승차권을 구매한 휠체어 좌석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사람이 많아 다음 열차를 타게 안내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SNS에서는 코레일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 누리꾼은 “비장애인 입석 승객이 타야 해서 승차권 구매한 승객 탑승을 거부한 것”이라면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도 “어떻게 자리 발권한 사람을 못 타게 하는가”고 물으며 “자리 발권한 휠체어석을 우선하고 입석을 뒷순위로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코레일 측은 국민일보에 “당시 열차 객실과 이동통로는 물론 휠체어석 공간까지 입석 승객으로 붐볐다. 휠체어를 들이면 다른 입석 승객의 밀집도가 높아져 안전이 우려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전 예매한 휠체어석이 입석보다 우선 지켜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정확한 규정을 확인해 보겠다”고만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실관계 확인 및 조사 중으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교육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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