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사태같아”…학폭 신고하자 돌아온 2차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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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1년 넘게 같은 반 학생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학교폭력 신고가 이뤄진 뒤 피해 학생은 등교를 거부하며 잠적해 부모의 실종 신고로 발견되기도 했다.
18일 광주 서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광주의 한 중학교 3학년 A군의 부모는 '같은 반 학생에게 1년 넘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며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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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1년 넘게 같은 반 학생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학교폭력 신고가 이뤄진 뒤 피해 학생은 등교를 거부하며 잠적해 부모의 실종 신고로 발견되기도 했다.
18일 광주 서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광주의 한 중학교 3학년 A군의 부모는 ‘같은 반 학생에게 1년 넘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며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A군은 지난해 1학기부터 같은 반 B학생에게 자신의 부모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언어폭력과 신체폭력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된 내용에 따르면 B군은 매일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 급식실에서 큰소리로 A군 가족의 이름을 부르고 모욕하고, 이에 반항하면 신체 폭력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이 교과서로 A군의 머리를 내리치고, 옷걸이로 허벅지를 때리고, 장우산으로 머리를 가격하기도 했다는 게 A군 측 설명이다.
참다못한 A군이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며 알게된 부모는 지난달 20일 학교를 방문해 관련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지난달 28일 정식으로 학교폭력 피해 신고를 했다.
학교는 학교폭력전담기구 논의를 거쳐 해당 사건을 지역교육청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넘겼다. 서부교육청에 따르면 학교폭력이 접수된 후 가해자와 피해자는 즉시 분리 조치되어 자체 조사를 하고 있다.
정식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간 뒤 A군이 등교 거부를 하며 잠적해 실종 신고 끝에 찾은 일도 있었다.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9시쯤 A학생의 부모는 “학교에서 아이가 등교하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아이 휴대전화가 꺼져 있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A학생의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를 토대로 집 주변, 터미널 등을 수색한 끝에 오후 6시 50분쯤 A학생을 찾아 부모에게 인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학교폭력 신고 이후에도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경찰서 학교전담팀은 “분리 조치 이후 피해 학생이 학교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가해자와 친한 일부 학생들이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고 A군을 비난하자 위축되어 학교에 나가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 부모는 “A군은 학교폭력 피해자이지만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비난받는 등 2차 가해를 당했다”며 현재는 정신과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 판정을 받은 상태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해자들은 장난이라고 하지만 지속적인 언어 폭력과 신체 폭력이 이어진 건 ‘정순신 사태’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며 “왜 가해 학생이 아닌 피해 학생이 학교를 떠나야 하나라고 생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A군 부모는 학교의 대응도 지적했다. “학교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추가 피해 학생 실태 조사나,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교육 등이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부교육지원청은 오는 21일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어 해당 사건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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