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과 모색 첫 토론회…김종인 “양당, 문제해결 능력 없다”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정의당 전·현직 인사들이 18일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이하 ‘성찰과 모색’) 첫 토론회를 개최하며, 정치권의 제3지대 논의가 첫 궤도에 올랐다. 이날 포럼 좌장을 맡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두 정당을 다 경험했지만, 양당 모두 우리나라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전혀 해결할 능력이 없다”며 새로운 정치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주최했다. 발제자로는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과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나섰다. 이밖에 국민의힘 김성원·김미애·김형동·최승재 의원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 그리고 3당의 청년 정치인 등이 참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한때 이끌었던 양당을 향해 격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그동안 보수·진보 10년씩 집권하면서 양극화 문제 해결을 얘기했지만 하나도 해결하지 못해 오늘날 양극화가 심해졌다”며 “정강·정책은 다들 그럴싸하게 만들었으나 실제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두 정당 모두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20년간 속아왔다고 생각하고, 정치 불신이 극도로 달했다”며 “이제는 사람 중심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세력’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찰과 모색’ 결성을 주도한 금태섭 전 의원은 “내년 총선 때 수도권을 중심으로 30석 정도의 의석을 차지할 세력이 등장하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며 신당 창당을 암시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탄핵과 더불어, 문재인 정부 결과에 실망을 겪었다”며 “지금은 독주하는 윤석열 정부에 실망하고 기대를 접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세력이 출연해 유권자에게 새로운 선택을 주고, 정치를 바꾸는 사람이 몸담을 수 있는 틀을 만들지 않으면 이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거대 양당 소속된 의원들도 양당 체제 한계를 지적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하면 떠오르는 건 ‘개딸’과 돈봉투고, 국민의힘하면 ‘전광훈’과 끝도 없는 막말”이라고 비판했고,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맹종, 단색 지향, 성역화라는 점에서 여야에 공통점이 많다. 아예 (두 당이) 통합하고 다른 세력과 경쟁하는 게 한국 정치를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22대 총선을 1년 앞두고 최근 정치권 ‘제3지대 논의’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장혜영·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주도하는 ‘세 번째 권력’이 출범하며 사실상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 행사엔 양당의 비주류 청년정치인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축사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의당 청년 그룹의 ‘세 번째 권력’과 금 전 의원이 주도하는 ‘성찰과 소통’ 외에도 한두개 조직이 더 제3지대 논의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최근의 제3지대 논의에는 대선 후보급 정치인이 없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그간 정치권의 제3당 창당은 문국현(2007년 창조한국당), 안철수(2016년 국민의당) 같은 대선 후보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금 전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인물 중심이 아닌 문제 중심의 새로운 세력, 지금 당장의 집권이 아니라 조금씩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면서 경험을 쌓아나갈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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