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3000세대… 미추홀구, 어쩌다 표적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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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왕' '빌라왕' '청년 빌라왕' 등 끊이지 않는 전세사기로 얼룩진 인천 미추홀구에서 피해자들의 절규가 터져나오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에선 최근 두달 새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20, 30대 청년 3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미추홀구는 전세사기의 온상이 됐고 그 속에서 3명이나 안타깝게 돌아가셨을 정도로 피해자들이 큰 아픔을 겪고 있다"며 "생존권이 달린 문제로 경매 일시중지 등 정부의 발빠른 대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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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왕’ ‘빌라왕’ ‘청년 빌라왕’ 등 끊이지 않는 전세사기로 얼룩진 인천 미추홀구에서 피해자들의 절규가 터져나오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에선 최근 두달 새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20, 30대 청년 3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가 파악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 규모는 3000세대가 넘는다. 피해대책위 관계자는 18일 “미추홀구 일대 전세사기 피해 가구는 3079세대, 이 중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처한 가구는 2083세대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현재 대책위에 가입된 34개 아파트·빌라 1787세대 중 경매·공매에 넘어간 곳은 60%가량인 1066세대에 이른다. 지역 주민들 역시 인천의 다른 지역보다 전세사기 피해가 유독 많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미추홀구는 왜 전세사기의 표적이 됐을까. 원도심인 미추홀구는 인천의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다. 세대 규모 등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라 하더라도 인근의 연수구와 비교하면 최근 실거래가격이 25∼35%가량 싸다. 제1·2경인고속도로 기점이면서 지하철 노선에 대규모 상권까지 형성돼 부동산 거래 역시 매우 활발하다.
여기에 특히 1∼2개 동으로 이뤄진 소규모 아파트·빌라가 몰려 있는 지역적 특성이 맞물리면서 미추홀구는 전세사기가 활개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소규모 아파트·빌라는 자체 거래량과 비교 대상이 부족해 시세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전세’ 여부를 알기도 어렵다.
건축왕으로 알려진 60대 건축업자 A씨와 연관된 전세사기 피해도 소규모 아파트·빌라를 중심으로 미리 고용된 공인중개사를 통해 발생했다. 17일 숨진 전세사기 피해자 30대 여성이 살던 아파트는 준공 이후 매매계약 없이 전세계약만 반복적으로 이뤄졌다.
건축업자 A씨는 미추홀구 일대에서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기소됐다. 인천지검은 추가 수사를 통해 A씨와 공범들의 전세사기 피해 규모를 500억원, 피해자를 700명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종합건설업체를 운영하면서 소규모 아파트·빌라를 주로 신축했다. 전세계약으로 받은 보증금으로 사업을 이어갔다. 이를 통해 미추홀구를 중심으로 보유한 집만 2700여채에 달한다. A씨뿐만 아니다. 이른바 ‘바지사장’으로 전세사기에 관여했던 빌라왕과 청년 빌라왕 관련 피해도 미추홀구에 집중됐다.
전세난이 발생한 2021년부터 미추홀구에선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세계약을 한 사람들 중에선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최우선변제 기준보다 많은 보증금의 전세계약이 되면서 발생한 문제였다.
피해대책위가 431세대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이중 132세대(30.6%)가 최우선변제 대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들은 전세보증금을 떼이고 살고 있는 집도 경매 매수자에게 내줘야 하는 위기까지 몰렸다.
대책위 관계자는 “미추홀구는 전세사기의 온상이 됐고 그 속에서 3명이나 안타깝게 돌아가셨을 정도로 피해자들이 큰 아픔을 겪고 있다”며 “생존권이 달린 문제로 경매 일시중지 등 정부의 발빠른 대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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