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에 빠져 있는 축구협회... 전문가-팬이 본 쇄신 방안은?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대한축구협회의 기습 사면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철회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축구협회의 '쇄신'이 요구된다.
1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대한축구협회 징계 사면 사태의 문제점과 이후의 쇄신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정용철 서강대학교 교수가 사회를,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이 발제를 맡았고 정윤수 스포츠 평론가, 한준희 축구해설위원, 김현회 스포츠니어스 대표, 이근승 스포츠 춘추 축구팀장, 축구 커뮤니티 인천네이션의 이지우씨가 패널로 참가했다.
협회는 지난달 28일 2011년 승부조작범을 비롯한 비위 축구인 100명을 기습 사면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후 사면의 당위성, 의결 절차, 발표 시점 등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협회는 3일 뒤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사면안을 전면 철회했다.
토론회는 정희준 위원의 발제로 시작됐다. 정 위원은 "이 사면은 비리 지도자를 구하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비판하며 "심지어 80번부터는 2019년 이후 징계받은 자들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구색 맞추기 인사 근절하고 더욱 강력한 상벌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 수렴해야 한다. 쇄신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수 평론가 역시 "정교하게 짜여진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100명일까. 16강 축하자리에서 대통령에게 외면받고, 아시안컵 유치 실패 등 축구협회의 악재가 겹치는 상황에서 이러한 결정을 한다는 건 위기를 뜻한다"며 "협회는 '굿거버넌스'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굿거버넌스에 대한 평가 지표를 보면 50, 60점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패널 모두 축구협회의 구조적 문제가 이 사태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현회 대표는 "사면건 뿐만 아니라 나이키 계약, 심판 배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통이 있었다"며 "레전드들이 한 번에 이사가 됐다가 협회 절차없이 SNS로 발표를 한 것도 문제다.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근승 팀장 역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이는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준희 위원은 "현재 축구는 공공재로 인식하는데 협회가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있기 때문"이라며 "축구는 그라운드에만 있지 않다. 90분 만의 경기가 아니라 산업, 상식과 도덕에 부합하는 스포츠가 돼야 한다. 경기인들 사이에서 축구라는 단어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다른 분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나오는데, 축구협회는 가내 수공업에 머물고 있다. 이를 탈피하는 게 중요하다"며 축구인들의 인식 전환을 강조했다.
대안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사회적 공헌'과 '교육'이 키워드로 꼽혔다. 정윤수 평론가는 "축구는 기본적으로 산업이지만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공간이 되고 있다. 앞으로는 인구변동, 다문화 등 많은 문제가 있다. 경기만 잘할 게 아니라 사회에서 역할에 대한 미래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은 앞서 "학교축구에서부터 최선을 다하지 않는 조작적인 행위가 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것이라는 인식을 학생선수들이 배우며 성장할 수 있다. 아무리 상대적으로 가벼운 행위라도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건 어린 선수들에게 가르치면 안된다"며 교육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래를 위한 적합한 교육이 필요하다. 스포츠 윤리, 스포츠 커리큘럼 등 제대로된 교육이 있어야 한다"며 개선점을 말했다.
축구팬을 대표해 나온 이지우씨는 "이번 사태의 핵심은 협회의 안일한 도덕 관념과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조작범들을 돕는 건 팬들 기만하는 것"이라며 " 공정한 기준, 투명함, 소신이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 사조직 같은 운영이 사라져야 하고, 마인드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냈다.
교육 시스템 개선에 대해서는 "U리그 학점제 등 다양한 제도를 만들었지만 이것이 실질적인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축구선수뿐만 아니라, 사회인이 되기 위한 접근, 제도도 필요하다"며 팬 입장에서 본 생각을 전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빅매치' 손흥민-황희찬 EPL 경기 직관 배낭여행 뜬다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아모르 파티' 춤을 추는 듯 김건희의 포즈 [순간포착]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대표팀 출신 공격수, 전처 조카와 '임신 골인'...혼돈의 족보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국방부도 놀랄 비밀병기' 박은선의 즐라탄 시저스킥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포토] '아시아 최고 여배우 판빙빙도 놀랄 미모' 현대건설 이다현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대회 한 달 전에 확정된 U20 월드컵 개최지…김은중호, 시간과의 싸움 돌입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감독 경질' 수원, 4대 삼성 스포츠단 승률은 고작 27%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물러설 곳 없는 안산, 신생팀 천안시티전 필승 다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뜬금없는 클린스만 토트넘 부임설에 KFA "황당…아시안컵·월드컵 위해 일하는 중" - 풋볼리스트(F
- '10년째 주전' 레알, '37세' 모드리치-'33세' 크로스와 재계약 임박 - 풋볼리스트(FOOTBAL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