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연타’ 태영호 논란성 발언…전문가들 “실수 아닌 고의”

황인성 2023. 4. 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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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강경 발언, 보수 표심 집중...총선 대비용
중도표 증발 중...수도권 여권 인사 강한 우려
중진 “최고위원 사견 남발, 당 위기 초래”
“강남 못 받을 우려에 조급해진 듯…정치 생명 스스로 줄여”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임형택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실언 또는 실수를 쏟아내면서 당 윤리위 회부 위기까지 처했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평가되나 당 차원에서는 사실상 해당 행위가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중도층 표심과는 반대로 극단적 발언을 쏟아낸 까닭이다.

태영호 의원은 당 최고위원에 등극하고 벌써 3번째 실언 논란을 빚었다. 17일 본인 페이스북에 ‘Junk Money 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급히 지웠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을 겨냥한 것이었지만 최고위원이라는 직책에 걸맞지 않은 표현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태 의원은 논란 직후 소명글을 통해 해당 글은 보좌진이 작성한 것으로 보고 과정에서 비공개 처리됐어야 함에도 전체 공개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근 계속해 실언을 해왔던 터라 태 의원의 해명은 큰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태 의원은 앞서서도 수차례 실언 논란을 일으켰다. 불과 며칠 전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내용을 담은 일본 외교청서를 “한일 관계 개선의 징표”라고 발언해 강한 국민적 반감을 샀다. 외교청서에 ‘중요한 이웃’이란 단어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그렇게 해석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청서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문구가 담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적절했다.

또 제주 4·3 사건을 전후해서는 “김일성이 지시한 일”이라면서 희생자 유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탈북자 출신인 태 의원은 북한에서는 그렇게 배웠다면서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관철하면서 왜 논란이 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최근 계속된 태 의원의 논란들은 단순한 실언보다는 의도성이 담긴 게 아니냐는 분석도 등장했다. 사실상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모습들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자신의 지역구 표심을 위한 것이라는 평가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1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태영호 의원의 지역구 강남은 보수의 텃밭이다. 중도층보다 보수층의 표심이 결집한 곳”이라며 “내년 총선 때 교체 가능성이 있고, 경선이 벌어졌을 때는 결국 인지도 싸움일 수 있기에 태 의원이 자신의 인지도 강화를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내년 총선 대비용이라는 데는 동의했다. 다만 조급한 마음이 발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소장은 같은 날 쿠키뉴스에 “태영호 의원에게 강남을 또 다시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다보니 과한 발언으로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보호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 소장은 “본인의 전문 분야인 북한 문제에 대한 분석과 성과를 내면 될 일인데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개입하고 관여 하려다 보니 계속 실수가 나오는 것”이라며 “결국 비호감도만 높여 스스로 정치 생명을 단축시키는 꼴”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신중하지 못한 발언들은 당의 지지도를 깎아 먹고 있다. 내년 총선은 지지 세력의 표심보다 중도층에 대한 소구가 절실한데 중도층의 마음과는 반대로 가고 있어서다. 아울러 개인 의원이 아닌 당 최고위원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문제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당 최고위원이면 당 전체의 승리를 생각해야 하는데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 총선이 벌써 걱정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를 역임한 한 중진 정치인은 이날 쿠키뉴스에 “‘선당후사’까지는 아니라도 기본 역할은 해줘야 하는데 벌써 개인 정치를 위해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특히 숙성되지 않는 사견을 당내 충분한 논의 없이 소위 당직자들이 경쟁하듯 쏟아내는 순간 당은 잘못된 길로 빠져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종의 해당 행위라고까지 볼 여지가 있다”며 “김기현 리더십이 절실할 때인데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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