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관광객 밀물에…글로벌 큰손 '日 호텔'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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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시장조사업체 MSCI 리얼에셋을 인용해 최근 1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 호텔 매입 규모가 2323억 엔이라고 보도했다.
2019년초~2020년초 2176억 엔이었던 외국인의 호텔 매입 규모는 2020년초~2021년초 206억 엔으로 감소했다.
앞서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도 일본 철도·호텔 대기업인 세이부 홀딩스로부터 1500억 엔 상당의 호텔 자산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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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로 관광 경기 활성화
초저금리·엔저도 日 호텔 인기에 한몫
글로벌 사모펀드와 국부펀드 등 ‘'큰손'들이 일본 호텔 쇼핑에 나섰다. 역대급 엔저(엔화가치 하락), 초저금리 등 유리한 투자 환경에다,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로 관광경기가 좋아지면서 호텔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日 호텔 절반은 외국인 투자자가 매입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시장조사업체 MSCI 리얼에셋을 인용해 최근 1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 호텔 매입 규모가 2323억 엔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내외국인을 합친 전체 투자자의 매입액인 4943억 엔의 47%다. 지난 2014년 이후 10년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호텔 쇼핑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2019년초~2020년초 2176억 엔이었던 외국인의 호텔 매입 규모는 2020년초~2021년초 206억 엔으로 감소했다. 이후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최근 1년간 2000억 엔을 넘겼다.
일본 호텔 쇼핑에 나선 것은 캐나다, 홍콩, 싱가포르 등지의 기관 투자자들이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과 홍콩 거우 캐피탈은 지난달 오다큐 전철로부터 도쿄의 하얏트 리젠시 호텔을 인수하기로 했다. 매입가는 571억 엔으로 알려졌다. 올 1월엔 캐나다 사모펀드인 벤탈그린오크가 오사카에 있는 리가 로얄 호텔을 550억 엔에 매입했다. 앞서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도 일본 철도·호텔 대기업인 세이부 홀딩스로부터 1500억 엔 상당의 호텔 자산을 인수했다.
'위드 코로나'로 관광 활성화…초저금리, 엔저도 한몫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일본의 관광 경기가 풀리면서, 해외 투자자들은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10월 무비자 입국 허용, 항공편 확대를 추진한 이후 현지 관광 시장은 빠르게 활기를 찾고 있다. 신규 호텔 공급은 부족해 늘어나는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벤자민 초우 MSCI 부동산 리서치 아시아 헤드는 "지난해 많은 고객들이 일본에 부동산을 보러 갔다"며 "저금리 엔화 약세, 시장 안정성 등이 맞물리며 일본 부동산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부동산업체 사빌은 "앞으로 몇 년간 호텔 공급이 저조할 걸로 예상한다"며 "시장 경쟁이 줄면서 호텔 운영 수익이 지장을 받을 가능성도 낮다"고 내다봤다.
역대급 엔저로 저금리, 저렴한 가격에 일본 자산을 매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중심으로 한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에도 일본 통화당국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2021년 말 115 엔대에서 현재 134 엔대로 오르는 등 2022년 이후 엔화 가치는 16% 넘게 하락했다. 엔화 가치가 회복될 경우 투자자들은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일본 호텔에 대한 해외 투자 열기의 지속성은 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BOJ) 총재가 지난 10년간 지속된 초저금리 정책 기조를 수정할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우 MSCI 부동산 아시아 헤드는 "금리는 여전히 낮고 최근 취임한 신임 BOJ 총재 역시 정신 나간 행동(빠른 금리 경로 변경)을 하지 않을 거란 초기 신호가 있다"며 "올해도 여전히 (일본 호텔 시장은) 매우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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