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하게 파리서 기자회견?”… 안 들어오는 송영길에 ‘불만 폭발’

박장군 2023. 4. 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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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키맨'인 송영길 전 대표가 당의 조기귀국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당내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의혹의 정점에 있는 송 전 대표만 들어오면 이번 사건의 폭발력이 50%로 줄어들 텐데, 송 전 대표가 아직 마음을 못 정한 것 같다"면서 "그가 하루빨리 귀국해 논란을 정리해주길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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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4월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키맨’인 송영길 전 대표가 당의 조기귀국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당내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를 가리지 않고 송 전 대표를 향해 “비겁하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프랑스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특파원들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돈봉투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주말 송 전 대표에게 조기귀국을 요청했지만, 당장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선수와 계파를 불문하고 강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돈봉투 여부를 알았든 몰랐든 자신이 당대표로 당선된 전당대회에서 벌어진 일인데, 이쯤되면 당에서 부르기 전에 자신이 먼저 한국에 들어와 매듭을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았는데 이렇게 모르쇠로 일관하는 건 비겁해도 너무 비겁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수도권의 한 친명계 의원은 “당대표를 했다는 사람이 지금 한가하게 파리에서 기자회견이나 할 때냐”며 “당이 이미 쑥대밭이 됐는데 하루라도 빨리 들어와 정리해야 할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명계 중진 의원도 “이렇게 무책임하고 비겁한 태도를 보인 당대표는 민주당에 없었다”며 “본인과 관련된 문제인데 ‘나는 모릅니다’라고 내빼는 건 진짜 우스운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은 마땅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민주당은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을 상대로 자체 조사를 벌였지만 무위에 그쳤다. 당 관계자는 “의원들을 한 명씩 접촉해 얘기를 들어봤지만 전부 강하게 의혹을 부인했다”고 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가 의원들을 체크해 보니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송 전 대표의 조기귀국을 국면전환 카드로 사용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의혹의 정점에 있는 송 전 대표만 들어오면 이번 사건의 폭발력이 50%로 줄어들 텐데, 송 전 대표가 아직 마음을 못 정한 것 같다”면서 “그가 하루빨리 귀국해 논란을 정리해주길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당이 이도 저도 못 하고 ‘윤석열 검찰’만 바라봐야 하는 모순에 빠졌다”고 말했다.

자체 진상규명이 무산되면서 검찰의 손끝만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된 것은 민주당으로선 모순적인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검찰의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맹렬히 비난해 왔다. 지난주 돈봉투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민주당은 검찰이 미국의 도·감청 의혹을 덮기 위해 ‘정치 수사’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었다. 그런데 이제는 검찰 수사 결과를 신뢰한다고 밝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가 조사해 발표하면 또 셀프 조사, 셀프 면책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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