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부장’ 글로벌화 추진…우주·방산·수소까지 확대

정시내 2023. 4.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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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추 부총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연합뉴스

정부가 18일 소재·장비·부품(이하 소부장)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독보적 기술을 보유해 글로벌 소부장 기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소재·부품·장비 글로벌화 전략’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국 소부장 산업이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자립화 역량을 바탕으로,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핵심 파트너로 성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우선 정부는 ‘핵심 전략기술’에 해당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기계금속, 전기전자, 기초화학, 바이오 등 ‘7대 분야 150대 기술’을 ‘10대 분야 200대 기술’로 확대 개편했다. 기존 7개 분야에 우주·방산·수소 등 3개 분야를 추가했다.

이론 물성의 임계치 이상을 가지는 특수 소재인 초임계 소재 개발과 같은 난제 기술 돌파를 위해서는 가칭 ‘소부장 알키미스트(연금술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고 올해 하반기 3000억원 규모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신청한다.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다.

독일, 덴마크 등 35개국이 참여하는 소부장 특화 글로벌 연구 플랫폼인 ‘메라넷’과의 공동연구 등 글로벌 연구개발(R&D) 협력 네트워크를 확장해 국내 소부장 기업과 해외 수요 기업 및 해외 클러스터의 연결을 도모한다.

생산 혁신 차원에서는 소부장 핵심 주체인 으뜸기업을 현재의 66개사에서 2030년까지 200개사로 확대하고, 이들 기업이 ‘슈퍼을’ 수준의 글로벌 소부장 기업으로 클 수 있게 파격적 수준의 지원을 하기로 했다.

정부는 소부장 핵심 전략기술 고도화를 위해 이들 기업의 연구개발 과제에 올해 하반기 264억원, 향후 4년간 총 1800억원을 지원한다.

또 정부는 소부장 정책펀드 및 기술·신용보증 확대를 통해 소부장 핵심 기업에 올해 총 1조원 규모의 금융 유동성이 공급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부장 기업 지원의 주기도 현실에 맞게 늘린다.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시장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기업의 기술 성장 로드맵을 마련하고, 현재 평균 4.1년인 연구개발 지원을 기술 난도에 따라 7년 이상까지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미중 갈등에서 비롯된 세계 공급망 불안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공급망 안보 조기경보’ 기능을 하는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를 확대 출범하고, 현재 119개인 소부장 공급망 안정 품목을 하반기까지 200개로 확대 운영한다.

니켈, 코발트, 희토류 등이 풍부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얀마 등 광물 자원 부국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다.

또 공급망 위험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공급망 안정 품목과 관련된 해외 생산 시설을 인근 국가로 이전할 때는 금융 지원을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소부장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중국에서 동남아 국가 등으로의 이전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소부장 산업 안정화 차원에서 2030년까지 공급망 안정 품목의 국내 생산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특정국 의존도는 50% 이하로 낮추는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올해 하반기까지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소부장 경쟁력 위원회에서는 자율주행용 라이다, 초저온 mRNA 백신 콜드체인 관련 소재 부품, 초고정밀 직선이송부품, 전기자동차 전력모듈용 고절연 리츠 와이어, 반도체 세라믹 기판 및 CU 고속충진 기술 등 5건이 정부 지원 수요·공급 기업 간 신규 모델로 선정됐다.

정부는 향후 4∼5년간 약 400억원의 공동 연구개발비와 함께 환경·노동 분야 규제 특례 등을 제공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우리의 소부장 산업이 2001년 부품소재특별법 제정, 2019년 일본 수출규제 대응의 두 번째 변곡점을 지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제 안보 경쟁이라는 세 번째 변곡점을 맞는 시점”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새판짜기’를 우리 소부장 산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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