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파격 예금' 애플 돈장사 나섰다…美은행들 초긴장
치열해지고 있는 미국 예금 시장에 빅테크 업체인 애플까지 뛰어들었다. 애플이 자사의 카드와 결합한 고금리 저축계좌를 출시한다고 밝히면서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촉발한 미 은행권 자금 유치 경쟁이 애플이라는 ‘메기’의 가세로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애플은 애플카드와 연계한 저축계좌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예금 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힌 지 6개월 만이다.
이번 애플의 저축 계좌는 애플 카드를 발급한 사람만 개설할 수 있다. 해당 계좌를 개설하면 ‘데일리 캐시’가 입금된다. 데일리 캐시는 애플 카드 사용 시 결제금액의 최대 3%까지 제공되는 일종의 리워드(보상)다. ‘데일리 캐시’를 사용할 저축 계좌는 언제든 변경할 수 있다. 계좌 개설은 애플의 아이폰 월렛에서 바로 가능하다. 별도의 계좌 개설 수수료나 최소 예금 조건 등이 없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이번 상품이 시선을 끄는 것은 파격적인 예금 금리 때문이다. 애플에 따르면 해당 저축 계좌는 연 4.15% 금리를 제공한다. 이는 골드만삭스의 온라인 예금 상품 금리(3.9%)보다도 높다. 연방예금보험공사가 밝힌 미국 전국 평균 저축 예금 이자율(0.37%)의 약 11배에 해당한다.
애플은 이번 저축 계좌 출시로 금융 관련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 서비스가 애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약 10%에 불과했는데, 최근에는 20% 이상으로 커지고 있는 추세다. 미 은행권에서는 아이폰을 기반으로 금융 업무를 보다 편리하게 만들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미 금융권의 예금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 은행은 공짜에 가까운 저금리로 자금을 유치해 손쉽게 수익을 창출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이러한 ‘이지머니(저렴한 금리의 자금)’를 구하기가 어렵게 됐다.
특히 SVB 파산과 중소은행의 부동산대출 부실 등으로 은행권의 안정성에 의구심이 생기면서 JP모건체이스·웰스파고·씨티그룹 등 미국의 대형 은행으로 수십억 달러의 예금이 이동하고, 대안 투자처로 급속한 자금 이탈까지 일어났다. 반면 또 다른 미국 대형 은행인 찰스슈와브·스테이트스트리트·M&T 3곳에서 1분기에 예금이 600억 달러(약 79조원) 가까이 빠져나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이제는 금융소비자가 금리가 더 높은 애플계좌 등으로 옮겨가면서 미국 금융권 전반에 지각변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밍 마 컬롬비아대 교수는 “SVB 파산 이후 은행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애플의 기존 브랜드 인지도에 파격적인 금리가 더해져 소비자에게 매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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