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이소연의 심경 고백 "남편조차 뭘 먹튀했냐 묻더라"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45) 박사가 과거 자신을 두고 일었던 '먹튀'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 박사는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간한 에세이집 '우주에서 기다릴게'와 관련된 여러 일화를 소개했다.
'우주에서 기다릴게'는 이 박사가 15년 전 한국인 최초로 우주 비행에 나섰던 때의 경험을 담은 책이다. 이날 이 박사는 "(에세이집을) 써야 한다는 생각은 계속하고 있었고 강연할 때마다 많은 분들이 이 내용을 책으로 써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하지만 비행 직후에는 물리적으로나 마음적으로나 여유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너무 낯설게 제가 한 이야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험을 되게 많이 하다 보니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가야 할지에 대한 게 너무 어려웠다"면서 "어떻게 써도 오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좀 두려움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3만 6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됐던 이소연 박사. 그는 그런 수식어로 인해 느꼈던 부담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박사는 "지원할 때는 그냥 우주에 가서 실험하고 오는 과학자만 생각했는데 돌아와서 보니 우주인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되게 많이 다른 롤들과 기대들이 있었다. 그때가 스물아홉 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되게 유명한 연예인들이 조금 부럽기도 했다. 그분들은 차근차근 준비하고 유명해졌는데 난 러시아에 있다가 갑자기 돌아온 것"이라면서 "되게 버거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우주 비행 이후 이 박사는 미국으로 가 경영대학원(MBA)에서 공부했고, 그곳에서 결혼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퇴사했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먹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박사는 "지금도 남편은 먹튀라고 하면 뭔가를 먹었다는 이야기인데 나한테도 이야기 안 한 뭔가가 있냐고 물어볼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일반인이라면 충분히 오해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다만 "잘 알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쓴 분들한테는 서운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끝으로 이 박사는 한국 우주 산업의 미래에 대해 "친구들이 꿈을 펼 수 있는 바탕만 잘 만들어지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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