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 쏟아질때 더 위험한건 따로 있다…우산 쓰면 안되는 이유

천권필 2023. 4. 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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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산 동래 금정산에서 관측된 싸락우박. 기상청


최근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전국 곳곳에 비바람과 함께 우박이 떨어지는 등 요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8일 전국 대부분에 비가 내린 가운데 충청과 남부 지방 곳곳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쳤다. 제주에는 초속 28m가 넘는 강력한 바람이 불면서 항공편이 줄줄이 결항했고, 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는 우박이 떨어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에 “충남권과 전북 북부에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하면서 우박 가능 영역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 농작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16일에도 부산 등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손톱 크기만 한 우박이 떨어지면서 길을 걷던 시민과 차량 운전자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 특히 겨울철에도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부산에서 우박이 도로 위에 하얗게 쌓이면서 온라인상에는 “4월인데 부산에 우박이라니 신기하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우박이 봄철에 가장 많이 떨어지는 이유


2017년 9월 19일 경기도 가평 화악산에 지름 2cm 가량의 우박이 떨어졌다. 임현동 기자
우박이란 큰 빗방울들이 상층의 찬 공기를 만나 얼어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우박 입자가 구름 내의 기류를 따라 상승 또는 하강 운동을 반복하면서 성장하다가 더는 중력을 이기지 못할 때 낙하하는 것이다. 우박의 크기는 0.5~2㎝ 사이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5㎝ 이상의 거대 우박이 떨어지기도 한다. 해외에서는 15㎝가 넘는 우박이 관측된 적도 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우박은 주로 봄이나 가을철에 나타난다. 기상청의 2018~2020년 우박 발생 현황에 따르면, 절반 이상인 55%가 봄철에 발생했고 가을이 30%로 뒤를 이었다. 우박은 해안보다는 내륙 지역에 주로 떨어졌고, 오후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특히, 대기 상층의 한기가 남아있는 봄에는 따뜻한 하층과 온도차에 의해 우박 입자가 성장하기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재병 기상청 전 예보국장은 “습구빙결고도(구름입자가 어는 높이)가 1.5~3㎞ 사이에 있을 때가 가장 우박 입자가 성장하기 유리한 고도”라며 “여름은 습구빙결고도가 너무 높아서 우박이 낙하하다가 녹기 쉽고, 겨울은 너무 낮아서 다른 물방울과 충돌 및 결착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박 피한다고 우산 쓰지 마세요


2017년 6월 1일 전남 담양군 용면에 주차된 승용차의 유리창이 전날 쏟아진 우박을 맞아 곳곳에 구멍 나 있다. 연합뉴스
큰 우박은 기온이 높을수록 많이 오는데 낙하 속도가 빠르고 작물 피해도 크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우박으로 인해 자동차가 파손되거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박은 좁은 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예측도 어렵다. 우박이 발생하면 신속히 실내로 대피하고 야외에서 이동할 때는 가방 등으로 머리를 보호해야 한다. 우박이 떨어질 때 우산을 쓰는 건 가급적 피해야 한다. 우박은 대부분 낙뢰·돌풍과 함께 오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측 결과, 우박이 관측된 12건 중 11건(91.7%)에서 뇌전(천둥·번개)이 동반 관측됐다. 우 통보관은 “우박은 빙정(대기 중의 얼음 결정)에 수분이 들러붙으면서 성장하는데 그 과정에서 전하 분리가 일어나면서 천둥·번개가 필연적으로 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내일 초여름 더위…서울 한낮 27도


19일부터는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전국이 초여름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은 19일에 한낮 기온이 27도를 기록하겠고, 남부 지방은 30도 가까이 기온이 오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19일)은 내륙을 중심으로, 모레(20일)는 남부 지방에 낮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높은 곳이 많겠다”며“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이상으로 크겠으니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한 건강 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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