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서 애물단지로…"韓 반도체 약한 고리 극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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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견인차 구실을 하던 반도체가 뒷걸음질 치자 국내 수출액이 급감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액이 급감하면서 국내 수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비교적 변동이 작던 시스템 반도체도 수출액이 줄면서 역대 최악의 경기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반도체 산업 구조가 수출 취약성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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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부터 수출 감소세 지속
韓 반도체 산업 구조가 수출 리스크 키워
"시스템 포함 취약 분야 극복 필수"
수출 견인차 구실을 하던 반도체가 뒷걸음질 치자 국내 수출액이 급감하고 있다. 역대 최악의 반도체 업황 부진이 주원인이지만, 국내 반도체 산업의 약한 고리가 드러난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반도체 제조뿐 아니라 소재, 장비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도 필수다.
18일 관세청 통계를 보면, 3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보다 33.8% 줄어든 88억달러다. 올해 1월(-43.4%), 2월(-41.5%)과 비교해 감소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작년 8월(-7.0%) 이후 계속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작년 18.9%에서 1분기 13.6%로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15%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수출액이 급감하면서 국내 수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3월 국내 수출액은 전년 동월보다 13.6% 줄어든 551억달러, 수입액은 6.4% 감소한 597억달러를 기록했다. 13개월 연속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적자다. 한국무역협회는 품목별 1~2월 수출 감소 기여율을 살폈을 때 반도체 비율(70.3%)이 가장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업계 안팎에선 작년에 본격화한 업황 부진이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비교적 변동이 작던 시스템 반도체도 수출액이 줄면서 역대 최악의 경기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메모리는 작년 7월, 시스템 반도체는 1월부터 수출액이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특히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가격 하락이 수출액을 끌어내리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 구조가 수출 취약성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정 분야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특성상 경기 영향에 따라 수출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업황 회복만 바라보기보단 반도체 제조, 그 안에서도 메모리에 한정된 한계를 개선하는 것이 한국 반도체 경쟁력을 기르는 일이자 수출 안정화 배경이 된다는 내용이다.
엄재철 영진전문대 반도체전자계열 교수는 "우리는 반도체 소자, 메모리 제조 분야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며 "평소에 장비나 소재 산업, 시스템 반도체 쪽을 강화했다면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안 좋은 만큼 언급한 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양한 분야에 발을 걸쳤다면 경기 영향에 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역시 "결국엔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며 "파운드리도 업황이 나쁘지만 기본적으로 메모리 수요보단 경기 탄력적이다"고 말했다. 또 "국내 산업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단기간에 되는 것이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제 수행에는 요행이 없다는 의미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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