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악녀'가 영감 줬다"…제일 먼저 서울 찾은 '가오갤3'

남수현 2023. 4. 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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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개봉하는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의 제임스 건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카렌 길런, 폼 클레멘티에프, 크리스 프랫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왜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느냐고요? 너무나 오고 싶었으니까요!”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을 들고 내한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이하 ‘가오갤3’)의 제임스 건 감독은 영화 홍보투어의 첫 행선지로 한국을 택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명쾌하게 답했다. “언제나 한국영화의 커다란 팬이었고, 한국 관객들이 ‘가오갤’ 시리즈에 얼마나 큰 응원을 보내줬는지도 알고 있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니 아직 한 번도 찾지 않은 한국에 가자고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봉(5월 3일)을 앞두고 18일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크리스 프랫, 카렌 길런, 폼 클레멘티에프도 함께 자리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는 2014년, 2017년 개봉한 '가오갤' 시리즈 전편을 잇는 후속편이자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가오갤’은 각각 2014년, 2017년 개봉한 1·2편으로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익 16억3710만 달러(약 2조1585억원)를 기록한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인기 시리즈. 까칠한 너구리 캐릭터 로켓, “아임 그루트”란 말만 반복하는 나무 형상의 그루트 등 엉뚱한 괴짜 히어로들이 얼떨결에 은하계를 지키는 수호자 가족으로 거듭나는 모험을 그린다. 시리즈를 완결 지을 이번 3편에서는 연인 가모라를 잃고 슬픔에 빠져있던 리더 피터 퀼, 일명 스타로드(크리스 프랫)가 새로운 가모라를 만나며 혼란에 빠지는 모습과 함께 은하계를 지키기 위한 ‘가디언즈’의 마지막 모험이 그려진다.


시리즈 마지막 작품…“가장 거대한 동시에 작은 이야기”


특유의 B급 유머와 감성을 자극하는 캐릭터들 간의 가족애로 지지층을 넓혀 온 ‘가오갤’ 시리즈의 주역들은 3편에선 종전의 매력이 극대화됐다고 자신했다. 1·2편에 이어 연출을 맡은 제임스 건 감독은 “3편은 가장 거대하지만, 가장 작은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캐릭터들이 서로 교감하는 모습과 각각의 아주 개인적이며 감정적인 이야기도 다뤘다”고 설명했다. 배우들도 “대본을 처음 읽을 때 울다 웃다 했다. 모든 캐릭터가 정성스럽게, 입체적으로 그려져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카렌 길런)며 3편의 감동을 예고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 스틸컷.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는 난폭한 성격의 너구리 캐릭터 로켓의 과거에 얽힌 서사를 풀어낼 예정이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가오갤3’는 특히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로켓의 아픈 과거를 중심 서사로 삼았다. 감독은 그에 대해 “로켓은 분노로 가득 찬 작은 존재다. 세상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라는 점에서 나의 분신과도 같다”며 “‘가디언즈’ 캐릭터들은 웃기고 흥이 넘치지만, 그 안에는 슬픔이 있다는 것을 로켓을 중심으로 파고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가오갤’ 시리즈의 또 다른 매력은 올드팝을 위주로 구성된 배경음악.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으로 우주 세계를 구현하면서도 영화 속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추억의 팝송들을 배경에 깔아 유쾌함과 함께 향수를 자극한다는 평을 받아왔다. 감독은 “음악 선정은 이번 작업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높은 기대감을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노래를 여러 차례 바꿨다”며 “전편의 음악은 피터가 엄마에게 받은 워크맨 안에 들어 있는 노래들이라는 설정 때문에 70년대 노래들로만 구성됐지만, 이번 편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70~90년대 음악이 다양하게 들어갔다”고 전했다.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에서 각각 네뷸라, 맨티스, 스타로드를 연기한 배우 카렌 길런(왼쪽부터), 폼 클레멘티에프, 크리스 프랫이 18일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손하트 포즈를 취했다. 뉴스1

부진 빠진 마블 마지막 희망…“K무비·블핑·BTS” 언급 총출동


이번 작품의 흥행 여부는 최근 부진을 거듭하는 MCU 영화들의 명예 회복이 걸려 특히 중요하다. 지난해 마블의 경쟁사인 DC스튜디오 공동 대표로 임명되기도 한 제임스 건 감독은 “‘가오갤3’이 MCU의 향후 방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바라건대 액션과 스펙터클 뿐 아니라 캐릭터에 좀 더 공을 들인, 감성을 더한 MCU 영화들을 더 많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홍보 투어를 한국에서 시작하는 만큼 한국을 향한 애정도 아낌없이 쏟아냈다. 제임스 건 감독은 “시대마다 다양한 국가들이 시네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는데, 지난 10년 이상은 한국영화가 최고였다”며 “‘기생충’, ‘마더’와 같은 영화를 정말 좋아하고, 이번 영화의 액션 장면은 ‘악녀’로부터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배우들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가 놀라운 시기를 맞았다. 블랙핑크가 최근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의 오프닝 무대에 오른 건 정말 신나는 일이다. 뉴진스의 음악도 좋아한다”(크리스 프랫), “오늘 아침에도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BTS) 음악을 들었다. 이번 내한 중에 이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카렌 길런)며 팬심을 드러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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