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찾아간 전세사기 피해자들…“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

백재연 2023. 4. 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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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죽지 마세요. 그리고 같이해요. 여러분이 죽어버리면 여기는 사기꾼들만 남아요."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8일 오후 12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함께 살아가자"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7시30분 주안역 남측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함께 사망 피해자 추모 행사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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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대책위원회 출범
“이대로 가면 사망자 더 나올 것”
“경매 공매 진행 유예해야”
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장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죽지 마세요. 그리고 같이해요. 여러분이 죽어버리면 여기는 사기꾼들만 남아요.”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8일 오후 12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함께 살아가자”고 호소했다. 그의 손에는 하얀 국화꽃과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4.17)’이라고 쓰인 영정 사진이 들려 있었다.

전세사기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대통령실 앞에 모였다. 이날 참여연대 등 65개 단체는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안 위원장은 “세 명이 죽었다. 다 젊은 친구들이다. 대책위에서도 열심히 활동했다. 생업 때문에 더 열심히 활동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던 친구들이다. 그들이 방에서 홀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 심정이 어땠겠나”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3명이지만 이대로 가면 (사망자가) 계속 더 나올 것”이라며 흐느꼈다.

대책위는 전세사기 피해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깡통전세 특별법’을 제정하고 전세가격(보증금) 규제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전세대출·보증보험관리 감독 강화 등 주요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강훈 민변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정부가 대책 발표를 몇 차례 했지만, 긴급 주거 지원, 대출연장·대출전환 등 피해자가 한 번 더 빚을 져서 해결하라는 식이었다”며 “이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 해결 유예”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의 경매 공매 진행을 즉시 유예하고, 유예 기간 동안 전세 사기 피해자에게 실질적이고 개별적인 구제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런 대책 없이 사기 피해를 입은 주택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경매에서 주택을 직접 낙찰받지 못할 경우에는 경매가 끝나자마자 집을 비워줘야 한다. 대부분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마련한 피해자들이 경매에서 낙찰받을 돈을 마련하는 건 쉽지 않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7시30분 주안역 남측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함께 사망 피해자 추모 행사 개최한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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