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골병라인' 오명…서울시, 수륙양용 대신 수상버스 검토
서울시가 리버 버스 등 수상 교통 운송망 구축에 나선다. 일명 ‘김포골병라인’이라는 오명이 붙은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극심한 혼잡에 따른 안전사고까지 발생하자 내놓은 대책이다.
서울시는 18일 “서울에서 김포를 연계하는 수상 교통 운송망을 구축하기 위해 리버 버스(river bus)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시, 리버 버스 도입 검토 발표
리버 버스 운행 검토 구간은 강서구 방화동 행주대교 남단부터 송파구 신천동 잠실까지다. 서쪽 기점(起點·시작점)은 김포시 고촌읍 김포대교 남단 신곡수중보, 동쪽 기점은 송파구 신천동 잠실대교 남단 잠실수중보를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리버 버스는 약 30㎞ 구간을 운행한다. 행주대교와 잠실 사이에는 여의도·서울숲·뚝섬 등 8개 선착장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김포시민이 셔틀버스·노선버스를 타고 행주대교 남단까지 이동해서 리버 버스에 타면, 행주대교 선착장에서 여의도까지 2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반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정기권 도입과 지하철·버스 환승 할인 제도도 검토 중이다. 리버 버스와 별도로 서울시는 8~11인승 수상 택시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년 이내에 본격적으로 리버 버스를 운행한다는 목표”라며 “구체적인 운항 노선과 세부 실행 방안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월 영국 런던 템즈강에서 리버 버스를 직접 체험했다. 영국 리버 버스는 1999년 개통 이후 4개 노선에서 연간 104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2018년 기준).
오 시장은 “자동차 정체 없는 한강 자원을 활용하면서 기존 지하철·버스와 연계하면 김포골드라인 교통 혼잡도를 개선하고, 리버 버스 노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도권 시민도 서울시민이라는 시정 철학으로 광역 교통 혼잡도 개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행주대교~상암~여의도~잠실 구간
앞서 김병수 김포시장은 지난 14일 김포골드라인 과밀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특별대책회의에서 수륙양용버스를 제안했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출발해 서울 한강공원 선착장까지 물길 따라 이동하고, 한강 공원에서 인근 지하철역까지 육로를 달리는 버스를 도입하자는 방안이다.
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가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한 데 이어, 서울시도 이날 “수륙양용버스는 관광용으로 적합할 수 있지만, 출퇴근용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안으로 서울시가 내세운 것이 리버 버스다. 서울시와 김포시가 한강에 나란히 있어 수상 연계성이 높고, 수송능력·속도 등을 고려해도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리버 버스 속도(50㎞/h)는 수륙양용버스(15㎞/h)보다 3배 이상 빠르다. 또 수륙양용버스(40인승) 대비 5배 많은 200명을 한 번에 태울 수 있다. 대당 리버 버스 가격도 20억원 내외로, 수륙양용버스(20~30억원)보다 저렴하다.
반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가 서울연구원에 리버 버스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겼는데, 2018년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리버 버스 비용편익비율(B/C)은 0.42에 불과했다.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사업 타당성이 있다는 의미다.
대당 1억원 정도인 일반 시내버스보다 20배 정도 비싼 리버 버스 값도 문제다. 이 때문에 2018년 서울시는 “지하철·버스 등 육상 교통수단보다 요금이 비싸고 선착장 접근성이 떨어져 사업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도입을 철회했다.
이호진 서울시 수상사업부장은 “당시 리버 버스 용역은 전체적인 타당성 용역이 아니라, 특정 노선(마곡~여의도~동작)에서 버스 4대를 도입했을 때만 조사했다”며 “한강 전체 구간에서 명소 곳곳을 연결한다면 당시 용역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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