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톡]탈퇴 논의·총무 사의·무관심 속 풍전등화 NCCK 미래는?

장창일 2023. 4. 1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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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부터 99년 동안 교회를 대표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풍전등화 처지에 놓였습니다.

최초 회원 교단 중 하나인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의 탈퇴 움직임부터 이홍정 NCCK 총무의 자진 사퇴 표명, 회원 교단들의 무관심 등 삼중고에 빠졌죠.

오는 20일 실행위원회를 열고 총무 부재 사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NCCK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습니다.

당시 총무 파송 교단만이라도 NCCK를, 또 총무를 품었다면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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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사회신도’ 발표한 기감의 정신 회복하길
NCCK도 시대에 발맞추고 교회와 동행해야
김은섭(왼쪽)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이 지난해 부활절 서울 성북구 예닮교회에서 열린 ‘NCCK 부활절 새벽예배’에서 성찬식을 집례하고 있다. 국민일보DB

1924년부터 99년 동안 교회를 대표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풍전등화 처지에 놓였습니다.

최초 회원 교단 중 하나인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의 탈퇴 움직임부터 이홍정 NCCK 총무의 자진 사퇴 표명, 회원 교단들의 무관심 등 삼중고에 빠졌죠. 오는 20일 실행위원회를 열고 총무 부재 사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NCCK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상태가 유지된다면 희망을 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회원 탈퇴 논란의 전면에 서 있는 기감은 1930년 우리나라 교단 중 최초로 ‘사회신경’을 발표한 교단입니다. 93년 전 기감이 소외된 이웃, 상처받은 영혼을 바라보는 시선은 지금 봐도 놀라울 정도입니다.

‘인종과 국적의 차별 철폐를 믿음’ ‘여자의 현대 지위가 교육, 사회, 정치, 실업 각계에 있어서 향상 발달하여야 할 것을 믿음’ ‘아동의 교육받을 천부의 권리를 시인하여 교육에 힘쓰고 아동의 노동 폐지를 믿음’ ‘심신을 패망케 하는 주초와 아편의 제조판매 사용을 금지함이 당연함을 믿음’ ‘노동 신성을 믿고 노동자에게 적합한 보호와 대우가 당연함을 믿음’ ‘노동쟁의에 공평한 중재 제도가 있음이 필요함을 믿음’ 등의 내용을 사회신조에 담았습니다.

지금 NCCK가 추구하는 가치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신앙 선배들이 사회신조를 만들 때로 돌아간다면 NCCK와 멀어질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복잡하고 다변화되는 사회는 보수적인 시각만으로 해석할 수 없습니다. 세상을 향해 복음을 전하려면 진보적 시각도 필요합니다. 진보와 보수, 두 날개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 이유입니다.

총무가 사의를 표한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큰 책임을 가볍게 여겼다는 아쉬움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회원 교단들, 특히 이 총무를 파송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의 무관심이 이번 사태를 키우는 데 일조한 건 아닐까요. 2020년 예장통합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자 결국 이 총무를 해임해야 한다거나 소환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당시 총무 파송 교단만이라도 NCCK를, 또 총무를 품었다면 어땠을까요.

‘다양성 속의 일치’는 에큐메니컬 운동이 지니는 중요한 가치입니다.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함께 걷겠다는 의지도 있어야죠.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NCCK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의 골이 깊습니다. 이대로 멈춰 서서 역사의 문을 닫아서는 안 됩니다.

NCCK도 변화하는 시대에 발 맞춰야 합니다. 성명서로 세상을 바꾸던 ‘과거의 훈장’이 얼마나 더 빛을 발할까요. 결국 교회와 동행해야 합니다. 교회와 함께하지 않는 연합운동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NCCK가 교회와 함께 걸을 때에만 희망이 있지 않을까요. 절망 속 희망의 미래를 꿈 꿔 봅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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