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상민 장관 탄핵사건 내달 9일부터 본격 진행
국회 측 "유족·생존자 증인 채택"vs 이 장관 측 "증인 적절치 않아"
이태원 참사 대응과 관련해 청구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의 사전 절차가 18일 마무리됐다. 헌법재판소는 변론준비기일을 마치고 다음 달 9일 본격적인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변론기일부터는 재판관 9명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서 진행된다. 변론준비기일은 주심인 이종석 재판관을 비롯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등 3명의 수명재판관이 맡았다.
헌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소심판정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청구 사건의 2차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변론준비기일은 본격적인 변론기일에 앞서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고 청구인 측인 국회와 피청구인 이 장관 측이 신청한 증거와 증인 채택 여부 등을 논의하는 절차다. 청구인이나 피청구인 본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날 헌재에는 대리인들만 나왔다.
국회는 이 장관의 탄핵 사유로 헌법 제34조 6항(국가의 재해예방 및 국민 보호 의무조항), 제10조,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제4조 1항, 제22조, 제23조, 제25조의2, 제34조의 8등)상 사전 재난예방 조치의무 위반,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성실의무 위반 등을 들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유족·생존자를 증인으로 채택할 것인지 ▲참사 현장에 대한 현장 검증이 필요한 지 ▲행안부 장관이 대규모 집회 시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국회와 이 장관 측의 의견을 청취했다.
국회 측은 유족 대표와 생존자 등 8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국회 측은 "(유족 대표와 생존자가) 소방, 경찰 인력들이 구조를 못 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증언을 통해 피청구인의 역할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장관 측은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한 증인이 포함돼 중복된다고 반박했다. 이 장관 측은 "(청구인 측이) 신청한 증인 명단에 국회 국정조사 때 출석한 분들과 중복된 분들이 있다"며 "중복된 진술을 들을 필요가 있는지, 생존자·유가족은 수습과 대응 단계에서 일사분란하게 대응하지 못 한 부분에 대한 진술을 할텐데, 유족 등의 법정 증인 진술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관련 수사 기록을 확인한 뒤에 증인 신문 필요성을 검토하고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정리했다.
현장 검증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회 측은 참사 현장 골목의 넓이와 경사, 주변 도로의 구조와 위치, 참사 현장과 이태원파출소, 119안전센터의 거리 등에 대한 현장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측은 "좁은 골목에서 대규모 참사가 발생할 때까지 현장 구조 인력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긴급 구조에 나섰다면 피해 규모가 커지지 않았을지 등을 사진만 보고 확인할 수 없어 현장 조사를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장관 측은 참사 현장의 폭과 경사도가 공개돼 있고, 파출소·안전센터와의 거리도 온라인상에 공개돼 있어 현장 검증이 필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장관 측은 "국회가 이미 탄핵소추 의결 전에 국정조사를 통해 현장 검증을 했다"며 "행안부 장관이 전국에서 열리는 행사 장소의 폭과 경사도를 어떻게 다 알 수 있느냐"고 설명했다.
대규모 집회·행사 시 행안부 장관이 보고를 받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지 여부에 대해 헌재는 앞서 이 장관 측에 ▲핼러윈 축제와 관련해 안전사고 발생 예방을 위한 보고를 받고 지시를 했는지 ▲인파가 몰리는 행사와 관련해 행안부가 사전에 업무보고를 받거나 예방을 위한 지시를 하는지 ▲참사 당일 대규모 집회로 경찰력이 집회 현장에 배치된 게 사실인지 등을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 측은 행안부 장관이 핼러윈 축제 행사와 관련해 직접 보고를 받지 않았고 핼러윈 축제와 같이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거나 지휘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또 경찰력을 배치하는 것에 대해 경찰로부터 보고 받거나 지시할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날까지 변론준비절차를 마치고 다음달 9일부터 재판관 9명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서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