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돈봉투 의혹’ 파문 확산…"宋, 무한책임" 결자해지 '압박'(종합)

박준이 2023. 4. 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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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송영길 책임지길 기대"
비명계 "지도부 더 단호히 조치해야"

더불어민주당의 ‘돈봉투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오는 22일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의 "무한책임"을 거론하며 결자해지를 압박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께서 22일 현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는다고 한 만큼 저희로서는 예의주시하겠다"며 "당시 송영길 당대표 경선 캠프에서 있었던 일인만큼 이 사안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분이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그에 상응하는 발언과 함께 조기에 귀국해서 이 문제를 책임 있게 매듭짓겠다고 하는 입장 표명이 있기를 저희는 기대하겠다"며 "본인(송 전 대표)의 입장이 최종적으로 나온 뒤, 우리 당의 입장이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수사 상황에 대해 "검찰 수사의 과정과 결과를 놓고 현행법이든지 아니면 당헌·당규에 위반되는 부분이 있으면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가 불가피한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뒤늦은 사과를 비롯한 뒷북 대응을 비판하며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다. 대표적인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당의 대응을 보면 상당히 무감각해져 있다. 윤리 감각이 엄청 퇴화돼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까지 그런(사법리스크) 논란들이 많았다"며 "옛날 같으면 이 정도 일이면 벌써 당이 난리가 나고, 지도부가 8시 뉴스가 나오면 9시에 바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서 조치를 발표하고 이렇게 갔어야 정상"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재명 당대표가 의혹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표명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의 귀국을 요청하는 것 외에 자체조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검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중구에 마련된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당내에선 이미 의혹에 연루된 20여명의 의원들뿐 아니라 당 전체가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명계 초선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총선에 영향이) 있다.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겠나"라며 "우리가 크게 반성하고, 사죄할 건 사죄하고, 조치할 것은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돈봉투 연루 의원들에 대해선 "이미 방송에 음성 녹취가 다 나왔고, 앞으로도 더 나올 것 같다"며 "검찰이 수사 시점을 조율하거나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건 나쁜 행태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잘못한 것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친명계(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느 정도 수사가 이뤄지고 구체화된다면 당에서도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정도의 조치가 있어야 겠다"며 "이 기회에 민주당이 확실하게 변화했다는 걸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그런 혁신안이 나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면 친명계 최고위원인 장경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결국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저희가 조사해서 발표해도 ‘셀프조사’, ‘셀프면책’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민주당 지도부의 돈봉투 의혹 뒷북 대응으로 비판하며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닷새 만에 나온 민주당의 면피용 사과"라며 "이번 사건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면 조건 없는 수사 협조를 통해 적극 규명에 나서는 것과 함께 사건에 연루된 자들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돈봉투 의혹에 대한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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