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벌어진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질 유산
[김재근 기자]
▲ 규봉암 화순 8경 중 제 6경이다. 뒤쪽 우뚝 솟은 바위가 규봉이다. |
ⓒ 김재근 |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재인증에 성공하여 2026년까지 지위를 유지하게 되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2015년 제38차 총회에서 채택된 공식 프로그램이다. 지정을 받으려면 네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지니되, 적당한 크기의 범위로, 자연·인문·사회·문화 등이 결합 되어, 지역주민의 경제적 이익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라 2022년 7월 현재 46개국 177개소가 인증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제주도, 청송, 무등산권, 한탄강 4곳이다. 광주광역시·전남도 화순군·담양군에 걸쳐 있는 무등산권은 2018년 4월에 인증을 받았다.
대표적 명소는 무등산 입석대·서석대·광석대 주상절리(柱狀節理)다. 용암이 급격하게 식으면서 수축현상이 일어나 육각기둥 모양으로 굳어진 지형으로, 중생대 백악기 말(8,700~8,500만 년 전) 화산 폭발로 형성되었다.
▲ 지공너덜 돌무더기가 장관이다. 멀리 보이는 곳이 무등산 장불재와 낙타능선이다. |
ⓒ 김재근 |
규봉 주상절리와 가까이에 지공(指空)너덜이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질 유산으로 그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울창한 수림과 규봉암이 어우러진 풍광 또한 수려하다. 이러한 이유로 이 둘이 묶여 2018년 명승 114호로 지정되었다. 전남도 화순군 이서면 영평리에 위치한다.
▲ 광석대 규봉을 달리 광석대라 부른다. 규봉암 산문 앞 바위가 웅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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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9년(영조 15)에 다시 지었으나 6·25 전쟁으로 또 버려졌다. 1959년에 새로 지어 오늘에 이르렀다.
규봉암을 보지 않고 무등산에 올랐다고 말하지 말라고 했다. 뜰에 서면 누구나 말문이 막히게 된다. 병풍처럼 둘러싼 하늘 찌를 듯 웅장한 바위에 감탄이 절로 나오고, 영평 들녘 지나 화순적벽에 이르는 탁 트인 풍광에 가슴이 뻥 뚫린다. 예부터 많은 이들이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였다. 김창흡과 기대승의 시가 대표적이다. 김창흡의 "광석대(廣石臺)" 몇 구절이다.
▲ 규봉암 뜰 암자 뜰 앞 풍광, 영평 들녘 지나 멀리 화순 적벽과 광주광역시 상수원인 동복호가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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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가깝게 오르려면 이서면 영평리 명품도원마을에 있는 무등산 도원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면 된다. 주차장이 따로 없으니 도원마을회관 앞 공터에 차를 두고 마을 뒤로 10여 분 오르면 센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두 갈래로 나뉜다. 우측으로 난 바로 가는 길은 경사가 급하나 한 시간 남짓이면 산문 앞에 도착할 수 있다. 좌측 장불재로 돌아서 가는 길은 과거에 화순에서 광주로 넘어가던 유일한 무등산 길목이었다. 완만하나 바로 가는 길보다 배(倍)쯤 시간이 더 걸린다.
화순읍 수만리에 있는 수만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는 것도 좋다. 너와나 목장 길이라고도 부른다. 급하지도 완만하지도 않은 길을 한 시간 남짓 오르면 장불재 고갯길이다. 한숨 돌리며 보는 서석대와 입석대 풍광이 일품이다. 장불재에서 규봉암까지는 평평하다. 지공너덜도 둘러보고 발아래 부드럽게 펼쳐지는 능선도 눈길 주며 동네 마실 가듯 해찰하며 걸어도 한 시간을 넘지 않는다.
어느 쪽 길을 택하든 아쉬움이 남는다. 올라간 길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두 곳 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화순군내버스가 있지만 등산을 목적으로 이용하기는 마땅치 않다. 도원탐방지원센터와 수만탐방지원센터를 연결하는 교통편에 미련이 남는다.
셔틀버스가 화순적벽과 이서커뮤니티센터를 월·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7차례 오간다. 이것을 연장하면 어떨까 싶다. 그리 멀지도 않은 거리다. 적벽과 규봉암 화순의 대표 명승 두 곳을 연결하는 알찬 여행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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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매일신문에도 실립니다. 네이버 블로그(cumpanis) <쿰파니스 맛담멋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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