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김종인 "새로운 미래? 현재 정당들론 불가능"

박소희 2023. 4. 1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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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토론회에서 '새로운 정치세력' 필요성 거듭 강조... 금태섭 '수도권 기반 30석 정당' 제시

[박소희 기자]

▲ 발언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금태섭 전 의원, 김 전 위원장, 민주당 이상민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주도하는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의 첫 토론회이다.
ⓒ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대 양당을 두고 "우리나라가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를 전혀 해결할 능력이 없는 정당"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상세한 언급은 피했지만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 곧 신당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수도권 기반 30석 정당'이라는 나름의 목표도 제시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18일 '다른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 주관, 김웅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한국 정치의 문제와 제언'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놓고봐선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초입에 들어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작년부터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었다고 얘기하지만, 사회적 지표를 볼 것 같으면 참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세계 최저 출산율, 최악의 노인빈곤율과 국민 행복도 등을 언급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보수·진보 10년씩 집권하면서 입으로는 양극화 문제를 얘기했지만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며 "두 정당 정강정책은 다들 그럴 듯하게 만들었으나 실질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두 정당 다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두 정당의 모습을 볼 것 같으면, 과연 이러한 정당에서 새로운 미래를 향하는 방안을 나올 수 있겠나"라며 "현재 상태로 봐선 불가능하다"라고 단언했다.

"최근 우리나라 기초생활수급자가, 한 달에 59만 원으로 사는 사람 숫자가 230만 명이 넘었다. 코로나 팬데믹 전 190만 명이었는데 40만 명이 늘었다. 경제성장하고 선진국이 됐으면 그런 사람들 숫자가 오히려 줄어야 할 텐데 늘어나는 건 결국 어디에 달렸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다.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국민 통합을 바라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사고다."

김 전 위원장은 "이대로 우리가 계속 그런 정당을 믿고 대한민국을 맡길 수 있냐는 건 국민 스스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어 "지금 우리 국민들은 20년 동안 속아왔다고 생각하고, 정치 불신이 극도에 달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무슨 사람 중심으로 정당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세력이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이 이걸 해결할 방법을 찾느냐는 국민이 어떤 취지를 갖는 정치세력을 선호하냐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월 350만 원 버는 커플' 위한 신당, 가능할까
 
▲ 미래 모색 포럼  18일 국회에서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금태섭 전 의원,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민주당 이상민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주도하는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의 첫 토론회이다.
ⓒ 연합뉴스
 
토론자로 참여한 금태섭 전 의원은 미리 페이스북에 공개한 토론문에서 '350만 원 버는 커플을 위해 길을 제시하고 답을 마련하는 수도권 기반 30석 정당'이라는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했다. 그는 "유권자들은 당장 내년 총선에서 1당이나 2당의 자리를 차지하고 그대로 직진해 대선에 도전할 세력이 등장하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서도 "진짜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틀을 만들 수 있는 세력이라면 얼마든지 선택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전 의원은 "구체적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선에서 30석 정도를 차지할 수 있는 정당이 나타난다면 한국 정치를 밑바닥부터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인물 중심이 아닌 문제 중심의 새로운 세력, 지금 당장의 집권이 아니라 조금씩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면서 경험을 쌓아나갈 수 있는 정당의 등장이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했다. 또 "결국 정치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보통 사람들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둘이 합쳐서 매달 평균 350만 원을 버는 커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근무하면서 안정되고 미래가 보장된 삶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중략)... 어떻게 하면 이 커플이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할 것인가. ...(중략)... 기존의 정치는 이런 일을 거의 못해왔고 관심도 별로 없었다. '총선은 한일전!' 또는 '윤석열 정부에 힘을 모아주자!'는 구호에 이 커플을 위한 자리는 없다. 그러나 정치가 진짜 관심을 갖고 해야 하는 일은 바로 340만 원을 버는 우리 주변의 커플을 위해 길을 제시하고 답을 마련해나가는 것이다."

행사를 주최한 김웅 의원은 회의장을 가득 채운 정치권 관계자, 취재진, 일반 시민 등을 두고 "우리 양당에 대한 불신과 아쉬움이 정말 극에 달했기 때문에 많이 오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개딸과 돈봉투, 국민의힘의 전광훈과 막말을 두고 "그동안 양당이 끊임없이 추구해온 정치방식이 낳은 결과물"이라며 "이 토론호를 보고 민주당도 그렇고 국민의힘도 제발 정신차렸으면 좋겠고, 그렇지 않으면 정말 심판받는 양당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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