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설 때마다 "여긴 어디야"…불편한 지하철 드디어 바뀐다

나운채 2023. 4. 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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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역인지 알 수가 없어 내릴지 말지 신경 쓰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밖을 봐도 어느 역인지 나오지 않아 너무 불편하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고객의 소리’에 접수된 민원이다. 지난해에만 이런 민원이 819건 접수됐다고 한다. 민원 대부분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열차가 도착하고 있는 역이 어디인지 확인하기가 불편하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지하철 이용 시민이 열차 도착역을 더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개선에 나선다.

18일 오전 시청역 2호선 외선 방향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과 비상문 쪽에 역 이름이 적힌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나운채 기자

18일 오전 시청역 2호선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엔 ‘시청, City Hall’이 쓰인 원형 스티커가 붙었다. 스크린도어 옆 비상문에도 같은 모양 스티커가 부착됐는데, 크기가 더 컸다. 스크린도어 쪽에 서 있거나 열차 좌석에 앉아있어도 창문 넘어 역명(驛名)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오는 7월까지 서울 337개역 바뀐다


이날 시청역 2호선 외선 방향을 시작으로, 오는 7월까지 서울시내 337개 역사 전체가 이처럼 바뀔 예정이다. 기존에도 스크린도어에 역명 스티커가 붙어있었지만 크기가 작았다. 열차 위치에 따라선 스티커가 아예 안 보이거나 일부분만 볼 수 있었다. 승강장 비상문 쪽에는 스티커 자체가 없었다. 이날 출근길 2호선 열차에서도 이어폰을 꽂고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가 열차가 도착한 역이 어디인지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시민이 있었다.
서울시는 먼저 역명 표지 스티커 디자인을 개선한다. 기존보다 글씨 크기를 더 크게 하고, 배경도 밝은색으로 해서 눈에 더 잘 띄도록 했다. 비상문에도 스티커를 붙이는데, 열차 출입문이나 좌석 쪽 창문 등 어디를 봐도 현재 열차가 도착한 역이 어느 곳인지 쉽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스티커 부착 위치도 승객 눈높이에 맞춘다.
18일 오전 역명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은 시청역 승강장의 모습. 나운채 기자


열차 내 안내도 자주·오래 알려준다


열차 내 천장에 위치해 경로와 행선지를 보여주는 안내기도 바뀐다. 열차가 현재 이동하거나 도착 중인 역이 어디인지를 기존보다 더 자주, 오랫동안 알린다. 현재 열차 내에선 안내 방송을 하지만, 북적이거나 열차 자체 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 않는다는 민원을 고려한 조처다. 시는 먼저 민원이 집중된 2·4호선을 중심으로 안내기를 정비하는 중이다.

한편 대구는 2017년 시민 제안을 받아 3개 노선 90개역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역명 스티커를 붙여 호평을 받았다. 2021년 자신을 청각장애인이라 소개한 한 누리꾼은 대구교통공사 ‘고객의 소리’에 “내릴 역을 확인할 때마다 시각 정보가 중요했다”며 “정말 편리하고 좋다”며 감사를 표했다.

지하철 내부에서 바라 본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역명 표지 스티커의 모습. [사진 서울시 제공]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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