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 지하수 저류댐, 극한 가뭄에 ‘생명수’ 역할 톡톡

환경부, 저류댐 효과 분석 결과
우천 때 늘어난 저수량 56% 차지
섬 지역 5곳 추가 설치 계획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면에 설치한 지하수 저류댐에 모인 물을 인근 저수지(보길저수지)로 옮기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환경부가 극심한 가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건설 중인 지하수 저류댐이 기대 이상 효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는 18일 “전남 완도군 보길면(보길도)에 운영 중인 지하수 저류댐이 인근 저수지 저수율 상승에 크게 이바지했다”며 “가뭄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지하수 저류댐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보길도에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내린 비를 분석한 결과 보길저수지 저수량이 4일 4만 6750㎥(11.5%)에서 10일 7만 7350㎥(18.2%)로 3만 600㎥ 늘었다. 늘어난 용수 가운데 56%인 1만 7444㎥를 지하수 저류댐에서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8시간 가동 기준 하루 1100㎥ 규모 물을 공급하도록 설계한 지하수 저류댐은 이번 비가 내릴 때 약 4배 규모인 4141㎥의 물을 보길 저수지로 보냈다.

지하수 저류댐은 전남 지역 심각한 가뭄 상황을 고려해 공식 준공예정일(2023년 6월)보다 6개월 앞선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조기 가동했다. 이를 통해 매일 500∼600t의 물을 주민 식수원인 보길저수지로 공급했다.

지하수 저류댐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4월 9일까지 공급한 물은 총 6만 4121㎥다. 보길도와 인근 노화도 주민 7500명이 약 26일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전국 섬 지역 지하수 저류댐은 보길도를 포함해 총 3곳이다. 환경부는 이번 가뭄에 효과가 입증된 지하수 저류댐을 섬 지역 5곳(소안도·청산도·우이도·대둔도·낭도)에 추가 설치하기 위해 연말까지 중장기 이행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재현 환경부 물통합정책관은 “이번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이 섬 지역 용수공급에 큰 도움을 줘 가뭄에 대응하는 대체 수자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올해부터는 전남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지하수 확대해 가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이 공평한 물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