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일본의 왜곡된 금융정책과 일본은행의 과제

2023. 4. 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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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9일 취임했다.

일본은행 신임 지도부가 과연 전임 지도부의 정책을 변경할지 여부가 일본은 물론 해외의 주목을받고 있다.

일본은행은 전임 총재인 구로다 하루히코 시절인 지난2016년 9월 장단기 금리를 조작하는 수익률곡선관리 정책 (Yield Curve Control·YCC)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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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9일 취임했다. 일본은행 신임 지도부가 과연 전임 지도부의 정책을 변경할지 여부가 일본은 물론 해외의 주목을받고 있다. 일본은행은 전임 총재인 구로다 하루히코 시절인 지난2016년 9월 장단기 금리를 조작하는 수익률곡선관리 정책 (Yield Curve Control·YCC)을 도입했다. 장기금리를컨트롤 하기 위해,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을대체로 0% 수준에서 낮게 유지하는 조작을 한 것이다.

구로다 총재가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시작한 이래, 일본은행은 465조엔 규모의 일본국채를 매입해 금리를 하락시켜 국채시장을 전례 없이 왜곡시켰다. 문제는 이런 극단적인 양적 완화 정책으로 3조4천억달러에 달하는 일본의 자금이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일본을 떠나 해외로 향한 것이다. 일본 경제규모의 3분의 2을 넘는 해외투자가 이뤄졌다.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을 바꿨다. 일본의 투자가는 미 국채의 최대 해외보유자가 되고, 호주, 네덜란드 채권의 약 10%를 보유하게 됐다. 뉴질랜드 채권의 8%, 브라질 채권 7%도 일본 투자가 보유하게 됐다. 일본 투자가는 2013년 4월 이후 세계 주식시장에도 54조 1000억엔을 투자했다. 미국, 네덜란드, 싱가포르, 영국주식시장의 1~2%에 달하는 큰 규모이다.

일본은행의 새 지부도부 들어서면서 국제금융계는 일본의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지 않을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자금의 환류는이미 진행 중이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의 정상화를 추진하려고 한다는 예상으로, 일본투자가들은 2022년에 대외중장기채권 23조7872억엔을 순매도했다. 이는 1996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특히 호주에서 유출 규모가 컸다. 반면 일본 국채시장에는 30조3000억엔이 유입했다. 일본은행이 금리정책을 변경할 경우 추가로 일본투자가가 보유하는 약2조달러 상당의 외국채권이 잠재적 매각대상이 된다.

작년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큰 손실을 본 일본의 투자가들은 투자금을 일본으로 다시 회수할 이유가 커졌다. 일본은행이금리를 인상하면 일본의 대형 생명보험사나 연기금 등은 일본으로 자금 환류를 가속할 계기가 된다. 일본금리가 상승하면 지난 1년간 미 연준의 적극적 금리인상과 신용수축 위협으로 이미 흔들리고 있는 세계채권시장이 더 동요할 위험이 있다. 우에다 총재가 금융완화 실험을 끝낼지 모르나 그 리스크는 매우 크다. 이를 의식한 우에다 총재는 취임 후 기자회견에서 수익률곡선 관리를 계속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신중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IMF 토비아스 에이드리언 금융자본시장 국장은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변경 시 예상되는 시장혼란을 회피하기 위해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지적했다.

하지만 우에다 총재가 구로다 전 총재의 노선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갖고 서서히 변경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인 대규모의금융완화정책의 부작용이 매우 크다. 그 부작용 중 하나가 일본의 국채 잔액 1051조엔 중 그 절반인 52% 이상을 일본은행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일본은행은 주식도 50조엔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구로다 시대에 실행된 아베노믹스의 어두운 유산을 우에다 총재가 이겨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동기 '지정학의 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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