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플라스틱도 물들어온다…환경 규제에 없어서 못파는 플라스틱

17일 개막한 플라스틱 전시회 '차이나 플라스'
글로벌 화학사,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집중
화학적 재활용, 지속가능·물성 개선
SK지오센트릭·LG화학·롯데케미칼 등
국내 기업 열분해유 등 사업 본격 진출
獨 바스프·中 시노켐 등도 노려

"현재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가 10이라면 공급은 2정도에 불과합니다. 2025년에 완공되는 울산 ARC에서 생산하는 열분해유는 연간 생산 물량의 40~50%가량이 선판매 됐습니다"

17일 개막한 세계 최대 플라스틱 전시회 '차이나플라스 2023' SK지오센트릭 부스 모습. 사진=정동훈 기자

채연춘 SK지오센트릭 중국사업개발실장은 17일 개막한 세계 3대 플라스틱 전시회 '차이나플라스 2023'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들은 플라스틱 제품을 더 오래, 다시 쓸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성'과 '순환성'에 집중했다. 특히 물성이 약해지는 단순 기계적 재활용 방식에서 벗어나 화학적 재활용을 준비하고 있었다.

SK지오센트릭은 재활용 플라스틱 기술을 토대로 '도시유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석유로부터 만들어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시 석유를 뽑아내겠다는 것이다. 울산 ARC는 세계 최초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로 SK지오센트리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의 결정체다. 연간 약 25만t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다. ‘마더 팩토리(연구개발과 생산의 중심이 되는 국내 공장)’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차이나플라스 전시장에서 기자와 만나 "중국 등 해외에 울산 ARC와 같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을 추가적으로 구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은 폐플라스틱을 회수, 가공해 재이용하거나 원료·연료로서 활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재활용의 방식에 따라 크게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계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자르고 열을 가해 다시 플라스틱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술 장벽이 높지 않지만 각종 이물질을 걸러내지 못하고 원료의 순도를 높이지 못해 물성이 약하다. 재활용 횟수도 제한된다.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는 것은 화학적 재활용이다. 화학적 분해를 통해 열분해유·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 원료를 회수할 수 있다. 물성이 약해지지 않고 순환성이 높아 가장 완성도 높은 플라스틱 재활용 방식이다.

SK지오센트릭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산 단지 '울산 ARC'에서 생산하게 될 열분해유 샘플을 차이나 플라스 2023에서 전시하고 있다. 사진=정동훈 기자

재활용 플라스틱은 탄소 저감을 위한 친환경 사업이다. 폐플라스틱 시장은 올해 454억달러(약 60조원)에서 연평균 7.4%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638억달러(약 85조원)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각국 정부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플라스틱 재활용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유럽은 가장 적극적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나섰다. 2021년부터 플라스틱 폐기물 1t당 800유로를 세금으로 부과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1000만t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2030년부터는 플라스틱 패키징에 재활용된 재료를 30% 의무 사용하도록했다. 유럽은 가장 적극적으로 규제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유럽의 행보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내외 화학 기업들도 잇따라 투자에 나섰다. LG화학은 총 31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국내 첫 초임계 열분해 공장 등을 짓기 시작했다. 연간 2만t에 이르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생산, 석유화학 공정 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도 울산2공장에 2024년까지 화학적 플라스틱 재활용 설비를 11만t 규모로 구축할 계획이다. 독일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는 2018년부터 '켐사이클링' 프로젝트를 통해 화학적 재활용 기반의 사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선전=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