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핫플 지겹게 봤는데... 여긴 비가 와도 예쁩니다

한정환 2023. 4. 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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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물결 넘실대는 천년고도 경주 유채꽃 단지, 소문난 명소 4곳

[한정환 기자]

 경주 금장대 습지공원 나룻배 인생사진 명소 모습
ⓒ 한정환
역사 문화관광도시로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경주. 천년고도 경주의 봄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벚꽃과 겹벚꽃에 이어 노란 유채꽃이 도시 전체를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다.

경주는 도심 곳곳에 유적과 유물이 많이 산재해 있어, 흔히들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부른다. 사적지 주변의 자연경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고풍스러운 멋을 풍기는데, 노란 유채꽃의 향연으로 인해 더욱 화려하고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변모했다.
       
유채꽃은 지자체뿐만 아니라 국가기관 그리고 개인에 이르기까지 경주 시가지 곳곳에 심어져 있다. 유채꽃 덕분에 천년고도 경주는 더욱 아름다운 꽃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며칠간 심한 미세먼지로 대기질이 나빠 모두들 찌푸린 얼굴이었는데, 도심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유채꽃 앞에서는 모두가 웃는 얼굴이 된다. 

가장 한국적인 분위기를 한껏 연출하는 천년고도 경주. 경주의 유채꽃 인생사진 명소로 금장대 습지공원, 황남동 고분군 주변, 국립경주박물관 수장고 앞 유채꽃 단지, 개인이 심은 유채꽃밭 등을 들 수 있다. 지난 14일 이곳을 직접 찾아보았다.
 
 경주 금장대 습지공원 산책로에 유채꽃이 만발한 모습
ⓒ 한정환
   
금장대 습지공원 유채꽃과 야생 갓꽃
 

경주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금장대. 경주의 서쪽에 자리 잡은 금장대는 풍경이 아름다워 하늘을 날던 기러기도 잠시 이곳에서 쉬어 갔다는 이야기가 전할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금장대 바로 아래에는 습지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하천 내 자연적으로 형성된 습지에 교육 및 체험의 기능을 부여하여, 방문객들에게 형산강의 동식물 및 생태를 관찰하고 탐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조성 당시 경주시에서 나무데크 주변으로 뿌린 유채꽃과 야생 갓꽃이 한데 어우러져 습지공원 일대를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경주 금장대 습지공원 모습
ⓒ 한정환
   
금장대가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금장대 준공 당시 건조한 나룻배 한 척 때문이다. 행사 후 형산강변에 묶어둔 나룻배가 인생사진 명소로 각종 소셜미디어에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다.

금장대 습지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4월의 싱그러운 봄날 분위기가 저절로 느껴진다. 습지공원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건너면 축 늘어진 연둣빛 수양 버드나무, 노란 유채꽃과 야생 갓꽃이 아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습지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저절로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인공적인 조형물이 없는 이곳에 자연을 벗 삼아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예비 신혼부부들도 웨딩촬영을 위해 이곳을 많이 찾는다.

금장대 습지공원 유채꽃밭을 찾아 웨딩촬영 중인 방문객 한 쌍을 이곳에서 만났다. 예비부부 커플은 "우리는 경주와 서울을 오가며 장거리 연애로 만나 결혼을 약속했다"라며 "경주가 고향이라 인생사진 명소로 소문난 금장대 습지공원 유채꽃밭에서 평생 간직할 추억의 사진을 찍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경주 금장대 습지공원에 활짝 핀 유채꽃 모습
ⓒ 한정환
   
금장대 습지공원의 또 하나의 매력은 야외용 돗자리를 깔고 가족, 연인들과 함께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피크닉을 즐기면 좋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버드나무에서 떨어진 하얀 꽃가루가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모습이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지만, 아름다운 풍광 앞에서는 용인이 된다.

습지공원 왼쪽 암벽 언덕 위로는 금장대가 보이고, 강 건너편에는 현대식 건물인 경주 예술의 전당이 멋진 모습을 드러낸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습지공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금장대 위로 올라가 경주 시가지 모습을 조망하면 좋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경북 경주시 석장동 산38-9(금장대)
- 주차료 : 무료
    
황남동 고분군 유채꽃 단지
 

황남동 고분군 유채꽃 단지는 젊음의 거리로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황리단길 바로 앞에 있다. 당일치기 경주 관광객을 위한 이동 동선을 최대한 줄인 장소에 유채꽃을 심어 관광객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경상북도교육청 발명체험교육관 길 건너편이라 구경하기도 좋다.
 
 경주 황남동 고분군 유채꽃 단지 모습
ⓒ 한정환
황남동 고분군 바로 입구에 메타세쿼이아 5그루가 원을 그리며 심어져 있는데, 이곳을 경주 사람들은 5형제 메타세쿼이아라고 부른다. 이를 배경으로 고분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각종 사진전에 입상을 하면서, 여기가 최고의 인생사진 포인트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 인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경주 황남동 고분군 인생사진 명소에서 촬영 중인 관광객 모습
ⓒ 한정환
   
최근에는 유채꽃과 메타세쿼이아 5형제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이 소셜미디어에 자주 올라온다. 황남동 고분군 유채꽃 단지는 현재 노란 유채꽃이 만개되어 사진 찍기 좋다. 유채꽃밭 사이로 걸어 다니며 산책하기 좋게, 야자매트도 깔아 놓아 우천 시에도 불편함이 없다. 사적지 주변에 꽃밭을 조성해 꽃의 도시로 한걸음 더 다가가는 천년고도 경주의 모습을 여기에서 본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경북 경주시 첨성로 97(경북교육청 발명체험교육관, 구 황남초등학교 자리)
- 주차료 : 무료

국립경주박물관 수장고 앞 유채꽃 단지

지난 2월 국립경주박물관 수장고 앞에 방문객들을 위해 유채 꽃씨를 파종했다. 전국적인 현상이었지만, 지난겨울 경주지역에 유독 가뭄이 심해 생육조건이 좋지 못하다. 박물관 측에서 지속적인 물 주기와 관리를 하고 있지만, 4월 말경이나 5월 초순이 되어야 꽃이 필 것 같다고 전한다.
 
 4월 말 만개가 예상되는 국립경주박물관 수장고 앞 유채꽃 단지 모습
ⓒ 한정환
   
꽃이 늦게 피는 것이 경주를 찾는 관광객에게는 더 좋을 수가 있다. 한꺼번에 피고 지는 것보다는 시차를 두고 피고 지는 것이 유채꽃을 오래도록 구경할 수 있어 더 좋다. 유채꽃 생육조건이 좋지 못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생육조건만 괜찮다면 앞으로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차를 두고 심는 것을 한 번쯤 고려해 보아야 할 것 같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경북 경주시 일정로 186(국립경주박물관)
- 주차료 : 무료

개인들도 유채꽃밭 조성

문화관광도시 경주는 개인들도 사비를 들여 유채꽃밭을 조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주 보불로 하동 저수지에 있는 카페 바실라이다. 영업 목적도 있지만 경주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계절마다 유채꽃과 메밀꽃, 해바라기 등을 심어 카페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해 주고 있다. 카페 방문을 하지 않더라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무료 개방하고 있다.
 
 경주 보불로 하동 저수지 주변에 심은 카페 바실라 유채꽃밭
ⓒ 한정환
   
카페나 식당도 전망이 좋은 곳이면 영업이 잘 된다는 등식에서 벗어나, 요즘은 사계절 꽃밭도 조성해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아들고 인기가 높아진다. 바실라 사례를 본받아 경주 충효동에 위치한 올리앤 카페 및 식당도 바로 옆 토지를 매입하여, 8,300㎡의 면적에 유채꽃을 파종했다. 여기도 5월 말경에 유채꽃이 만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주 서천둔치 다목적광장 주변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야생 갓꽃 모습
ⓒ 한정환
   
올해 처음으로 유채꽃과 비슷한 야생 갓꽃이 만발한 서천둔치도 볼거리이다. 서천둔치 다목적광장에서 남천까지 이어지는 야생 갓꽃 노란 물결도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가족, 연인들과 함께 걸으며,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이곳에서 치유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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