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Fed가 매파인지 성향분석 가능"…연구발표 시작
"기사 제목 보고 단기 주가 예측도 가능" 연구 결과도
전세계에 생성형 인공지능(AI) 돌풍을 일으킨 챗GPT가 금융시장 투자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학술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 챗GPT는 미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성명서를 통해 정책 성향을 분석하거나 뉴스기사를 통한 향후 주가 흐름 전망 등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금융분야에서도 AI 이용 분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챗GPT의 시장 활용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학술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발언이 띄는 성향을 분석한다거나 뉴스 기사를 통해 향후 주가 흐름을 예측하는 실험이 이뤄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안네 룬드가르드 한센 이코노미스트와 소피아 카지니크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 연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챗GPT가 Fed의 성명서 발언을 살펴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인지, 완화 정책을 선호하는 비둘기파인지를 인간과 비슷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2013년 5월 Fed의 성명에 나온 문장인 "모든 것을 감안할 때 노동시장 환경이 최근 수개월간 개선을 보여왔으나 실업률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를 연구팀 내 24세 남성 연구원(RA)이자 경제학 석사 학위를 갖고 있는 브리슨과 GPT-3, GPT-4에 주고 매파·비둘기파로 구분해 해석하도록 했다.
브리슨과 GPT-3는 '대체로 비둘기파(Mostly dovish)'라고 해석했고 GPT-4는 '비둘기파(Dovish)'라고 평가했다.
브리슨은 이 문장을 두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노동시장의 견고함에 대해 지속해서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정책 결정은 없지만, 위원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실업률이 떨어질 때까지 확정 정책을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GPT-3는 "노동시장 환경이 일부 개선이 있긴 하지만 실업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이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러한 점이 좀 더 조심스럽고 비둘기파 입장에 기울어 있다고 해석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서 인간 애널리스트와 GPT는 Fed의 성명서 내 문장 성향 해석에서 대체로 비슷한 결론을 냈으나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았다. 다른 문장을 두고 브리슨이 '비둘기파' 또는 '매파(Hawkish)'라고 해석했지만, GPT-3가 '중립(Neutral)'으로 평가하는 등 미묘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GPT 모델이 Fed 발언을 잘 분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도 "이러한 인상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GPT-3가 실수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문장을 잘못 분류하거나 뉘앙스를 파악하는 데 실패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GPT 모델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순 없겠지만 이 분야에서 연구원이나 애널리스트를 돕는 귀중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챗GPT가 기업의 주가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분석하는 연구 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알렉산드로 로페즈 리라 미 플로리다대 교수 등은 새로 보도된 뉴스 제목을 입력했을 때 해당 사안이 기업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챗GPT가 판단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2022년 1월 미 소프트웨어 회사 오라클이 자체 보유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3자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 업체인 리미니스트리트에 건 소송에서 승소해 63만달러 보상 받게 됐다는 제목을 챗GPT에 보여줬다. 그러고는 자신을 '금융 전문가(financial expert)'라고 생각하고 단기적으로 오라클의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판단하라고 했다.
그러자 챗GPT는 "오라클이 지식재산권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능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감을 높이고 이들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려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를 했다.
기존에도 월가에서는 트위터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가를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방식을 활용하곤 했다. 연구진은 SNS에 등장하는 수만건의 뉴스 정보를 분석해 주가를 예측하는 금융정보 제공업체 레이븐팩 등보다도 챗GPT가 뉴스 보도를 해석하는 데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챗GPT를 둘러싼 두 연구가 뉴스 기사부터 트위터의 글, 연설문까지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거래 시 판단 요소의 일환으로 전환하게끔 하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지를 놓고 판단하는 중대한 진전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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