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휴미라 시밀러 대전'…농도·제조소가 관건

이춘희 2023. 4. 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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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매출 초대형 블록버스터
시장 장악력 키워드는 '농도'
저농도 출시 암제비타…점유율 0.2% 그쳐
에피스·산도즈는 고농도 개발 마쳐
셀트리온, 5월 승인 목표…알보텍은 보완 요구

25조원에 달하는 미국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오는 7월 열리는 가운데 개발사들도 출시를 위한 막바지 채비에 서두르고 있다. 농도를 높여 시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를 하는가하면 승인을 코앞에 두고 마지막 걸림돌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애브비의 면역매개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18일 개발사인 애브비에 따르면 면역매개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지난해 매출은 212억3700만달러(약 28조원)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에 왕좌를 빼앗기기는 했지만 이전에는 10여년간 세계 매출 1위를 공고히 지켜온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판상 건선 등의 면역매개질환 치료제로 쓰인다.

하지만 최근 휴미라의 유럽 매출은 급감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연이어 출시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반토막났고, 지난해 매출도 26억1800만달러(약 3조4558억원)로 전년 대비 22.2%나 감소했다. 반면 아직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지 않은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7.4%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186억1900만달러(약 24조5771억원)로 늘었다. 다만 애브비와 특허 합의를 이룬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올해부터 경쟁적으로 출시에 나설 예정인 만큼 미국 내 매출도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부분의 합의 시점이 오는 7월 출시로 맞춰져 있어 이때부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성패를 가를 핵심으로 꼽히는 건 약물 농도다. 휴미라는 100㎎/㎖의 고농도 제형(HCF)과 50㎎/㎖의 저농도 제형로 나뉘어져 있다. 여전히 저농도 제품에 대한 수요도 있기는 하지만 보다 농도를 높여 약물 투여량을 줄인 HCF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은 편이다. 미국 내 처방 휴미라 중 HCF가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선호도는 암젠이 지난 1월 '암제비타'를 최초로 출시하며 시장 선점을 노렸지만 아직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암제비타의 미국 내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0.2%에 그치고 있다. 암젠은 아직 저농도 제형만 개발을 마쳤다. HCF는 임상 3상을 진행해 내년 중 시장에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현재 HCF를 승인받았거나 승인 막바지 단계인 개발사는 총 4곳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산도즈는 이미 HCF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8월 이미 '하드리마'의 HCF를 바이오시밀러 중 처음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 앞서 허가를 받은 저농도 제형도 함께 시장에 출시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예정이다. 하이리모즈'를 내놓을 예정인 산도즈도 저농도에 이어 지난달 HCF의 승인에 성공하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장 큰 경쟁자로 떠올랐다. 특히 당초 9월로 합의했던 출시일을 7월1일로 앞당기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회사와 달리 처음부터 HCF만 개발한 셀트리온과 알보텍은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한 가운데 FDA 실사 등 마지막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알보텍은 제조소 문제라는 걸림돌에 걸려 넘어질 위기에 처한 반면 셀트리온은 빠르게 걸림돌을 뽑고 레이스 출발선으로 다가서고 있다.

'휴킨드라(AVT-02)'를 개발하고 있는 알보텍은 지난 13일께 승인이 기대됐지만 이날 FDA로부터 승인이 아닌 보완 요청(CRL)을 받았다.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 위치한 생산시설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지난해 9월에도 FDA 실사에서 CRL을 받은 데 이어 다시 암초를 만났다. 다만 알보텍은 이를 빠르게 해결하고 오는 6월말까지 휴킨드라의 승인을 받아 7월 출시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유플라이마(CT-P17)'도 비슷한 문제를 겪기도 했지만 이미 극복한 상태다. 유럽과 한국에서는 이미 판매 중이지만 FDA 허가는 받지 못한 유플라이마는 지난 2월 FDA 실사에서 해외 제조소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문제는 이미 모두 해결됐다는 게 셀트리온의 설명이다. 이미 FDA로부터 위반 내용이 심각한 수준이 아닐 경우 제조소 자발적으로 시정 조치를 요청하는 '적합 등급의 판정(VAI)'을 받은 상태로 다음달 승인을 목표로 FDA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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