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음식 걱정될 땐 ‘행복 방정식’ 외우세요

기고자/김소영 국립암센터 임상영양실장 2023. 4. 1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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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실에서 암 환자들을 면담하고 치료하다 보면, 그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암 환자가 절대로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이라든가 '암 치료에 특효인 음식' 같은 것들을 항상 물어보십니다.

암 환자가 음식을 고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그러다가, 지난 번 외래에서 "항암 치료 중이 아니기 때문에 회를 비롯해 원하는 음식을 먹어도 된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 생각나, 안심하고 먹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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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랑 밥상>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상담실에서 암 환자들을 면담하고 치료하다 보면, 그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암 환자가 절대로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이라든가 ‘암 치료에 특효인 음식’ 같은 것들을 항상 물어보십니다. 환자들의 마음은 이해 갑니다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식품은 없습니다.

음식은 삶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衣食住)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음식은 동시에,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교감의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지금, 음식을 조금 특별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은은한 향을 내는 커피 한 잔이 주는 작은 평온함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국수 한 그릇이 주는 따뜻함

음식을 통해 긍정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면, 절대 먹어선 안 될 음식도 없고 반드시 먹어야 할 음식도 없다는 생각에 다다릅니다. 음식은 우리가 기쁨을 누리도록 돕고 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동반자라는 생각도 듭니다.

암 환자가 음식을 고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여기에, 먹으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부정적인 생각은 덜어내세요. 그러면 행복해지고, 치유에 도움이 됩니다. 한 마디로, ‘맛있는 음식+긍정적인 생각-부정적인 생각=행복’인 것이죠.

유방암 수술을 마친 한 환자분이 ‘행복 방정식’을 적용한 사례를 들려드립니다. 이 환자분은 수술 후 주치의로부터 “지금과 같은 생활습관을 유지하며 정기 검진만 잘 받으면 오랫동안 건강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가끔씩 느껴지는 불안과 초조함은 환자를 무기력하게 만들었습니다. 집에서 식사를 차리는 것도 무의미하게 느껴져, 가족들이 그녀를 데리고 나가 외식을 했습니다. 기분 전환을 위해 평소 환자가 좋아하던 회덮밥을 먹으러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득 ‘아직 완치된 게 아닌데 회를 먹어도 될까’라는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가족들도 그런 환자를 보고 염려했고요. 그러다가, 지난 번 외래에서 “항암 치료 중이 아니기 때문에 회를 비롯해 원하는 음식을 먹어도 된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 생각나, 안심하고 먹기로 했습니다. 마음을 바꾸고 좋아하는 회가 가득한 그릇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가족과 “채소와 단백질인 생선을 함께 먹을 수 있으니, 회덮밥은 건강식”이라는 말을 하며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정확하지 않은 정보 탓에 걱정과 염려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느끼곤 합니다. 괜한 걱정으로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기 전에, 전문가와 상담을 해 정확한 정보를 얻고 안도감을 느끼세요. 원하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물론 항암 치료 중에는 매스꺼움, 울렁거림 등으로 인해 먹고픈 음식이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암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절대로 먹어선 안 되는 음식’ 리스트를 만들진 마세요. 정말로 피해야 할 음식이 있다면 여러분이 궁금해 하기 전에 주치의, 영양사, 간호사, 약사가 먼저 설명해 줄 것입니다. 맛있는 음식 드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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