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염경엽 감독은 왜 고우석 결정구가 없다고 했을까
차승윤 2023. 4. 18. 08:23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던 고우석(25·LG 트윈스)이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을까.
염경엽 LG 감독은 "고우석을 오는 18일 1군 엔트리에 등록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됐다가 담 증세로 등판하지 못했던 그는 오른쪽 어깨 극상근 염증 소견을 받고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어왔다.
고우석은 지난해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구원왕에 올랐다. 그런데 염경엽 감독은 만족하지 못했다. 염 감독은 "우리 팀에 투구 수가 많은 구원 투수들이 있다. 이정용, 정우영은 1이닝을 던질 때 30구 가까이 던질 때가 있다. 우석이도 마무리치고 투구 수가 많다. 이유는 딱 한 가지다. 결정구가 없다"고 짚었다.
야구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정우영은 지난해 평균 시속 150.8㎞의 투심(투심 패스트볼)을 91.9%나 구사했다. 타자들이 투심만 노리니 9이닝당 탈삼진(K/9)이 6.21개에 불과했다. 이정용도 지난해 직구 의존도(53.8%)가 높았다. 슬라이더(19.9%)와 커브(19.1%)를 고루 던졌는데 두 구종 모두 확실한 주 무기라고 보긴 어려웠다.
고우석은 평균 시속 152.5㎞ 직구(구사율 56.1%)와 145.7㎞의 고속 슬라이더(24.2%)를 주 무기로 삼는다. 지난해는 시속 131.9㎞ 빠른 커브(12.1%)가 안정감을 더했다.
세 투수의 이닝 당 평균 투구 수가 많은 건 아니다. 지난해 기준 고우석(평균 16구) 정우영(16.1구) 이정용(16.5구) 모두 16구 안팎이다.
문제는 한 번씩 터지는 '사고'다. LG는 지난해 플레이오프 때도 인플레이 타구 억제에 실패해 패했다. 3차전 6회 등판한 정우영은 내야안타와 좌전 안타로 역전을 허용했고, 7회 4-3 상황에 올라온 이정용은 백투백 홈런을 맞고 재역전을 허용했다. 정우영은 4차전 7회 때도 탈삼진 없이 네 타자를 연속으로 내보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염경엽 감독은 구종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톱 클래스로 올라가려면 헛스윙 비율이 높은 결정구를 만들어야 한다. 횡으로 움직이는 변화구는 스윙 궤도에 걸릴 확률이 높다. 결정구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 포크볼이든 체인지업이든 (떨어지는 변화구가) 있어야 삼진 비율이 높아진다"고 했다.
다만 염경엽 감독의 진단이 고우석에게도 완전히 맞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우석은 지난해 9이닝당 탈삼진이 11.87개로 규정이닝 30% 이상을 던진 투수 중 1위를 기록했다. 고우석의 구종별 헛스윙 비율도 슬라이더 35.4%, 커브 50%로 모두 뛰어났다.
진화가 불필요한 건 아니다. 고우석과 함께 지난해 직구 구속 1· 2위를 다툰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은 고우석보다 3배 이상 많은 196이닝을 던지고도 슬라이더로 헛스윙 비율 36.3%를 기록했다. 타자들의 익숙함 차이를 고려하면 안우진의 슬라이더가 한 단계 더 막강했다고 볼 수 있다. 좌우 움직임보다 상하 움직임이 더 컸기 때문이다.
안우진이 4구종으로 활용하는 체인지업 역시 헛스윙 비율 46.1%로 비장의 무기가 됐다. 염경엽 감독의 말처럼 종 변화구는 고우석이 완전무결한 마무리로 진화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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