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마저…’ 알파벳 시총 51조원 증발 [3분 미국주식]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20년 넘게 지켜온 주도권에 균열을 낼 위기에 놓였다.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이 소식만으로 모기업 알파벳 시가총액은 하룻밤 사이에 51조원이나 증발했다.
알파벳 클래스 A 주식은 18일(한국시간) 마감된 나스닥거래소에서 2.66%(2.9달러) 하락한 105.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검색엔진 교체 검토 소식을 전하면서 “구글 직원들이 충격에 빠졌다. 구글은 지난해 1620억 달러로 평가된 검색엔진 시장을 지배해왔다. 처음으로 잠재적 균열이 다가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의 운영체제로 구글 안드로이드를 채택했다. 구글은 12년 넘게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사용됐다. 구글은 이를 통해 연간 30억 달러(약 4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구글의 입장에서 매출 감소보다 뼈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AI 플랫폼 경쟁에서 밀렸다는 위기감이다. 1998년 설립돼 2000년대부터 검색엔진 시장을 장악해온 구글은 최근 AI 플랫폼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월 자사 검색엔진 빙에 대화형 AI 챗GPT 기능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검색엔진 시장에서 빙의 점유율을 늘려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챗GPT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0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미국 스타트업 오픈AI에서 개발돼 지난해 11월 등장했다. 구글은 지난달 AI 바드를 공개했지만 챗GPT에 쏠린 세상의 관심을 돌려놓지 못했다.
구글도 마이크로소프트 못지않게 AI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왔다. 2016년 3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프로기사였던 이세돌 9단과 첫 대국을 펼친 바둑 AI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의 작품이다. 이후에도 람다나 바드 같은 AI를 개발했지만, 챗GPT처럼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검색엔진을 빙으로 교체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검색 시장 점유율을 늘릴 디바이스(전자기기)를 추가로 얻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0.93%(2.66달러) 상승한 28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두 스마트폰 검색엔진 제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구글이 이날 날린 시총은 삼성전자로부터 받아온 연간 매출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미국 증권시장 정보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닷컴에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5일까지 1조3970억 달러였던 알파벳 시총은 이날 1조3580억 달러로 줄었다. 하룻밤 사이에 390억 달러(약 51조4800억원)가 시총에서 사라졌다.
알파벳은 세계 시총 순위에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이상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에 이어 4위다. 5위인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닷컴까지 세계 5개 기업만이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가입돼 있다.
미국 증권중개사 찰스슈왑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94%(2달러) 상승한 52.77달러에 마감됐다. 본장 개장을 앞두고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한때 불거졌던 파산설을 다소나마 잠재웠다.
찰스슈왑의 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51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팻트셋에 취합된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51억4000만 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하지만 순이익이 1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분기 14억 달러보다 늘어났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93달러로 팩트셋 전망치인 0.9달러를 상회했다.
찰스슈왑은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실버게이트은행 같은 미국 중소형 은행의 연이은 파산·폐업 사태에서 다음 순서로 무너질 금융기관으로 지목됐다. 이로 인해 찰스슈왑의 1분기 실적은 향후 미국 은행권의 금융 안정성을 엿볼 가늠자로 여겨졌다. 찰스슈왑은 이날 선방한 실적을 발표하고 위기를 넘길 기회를 잡았다.
미국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01%(5.49달러) 급락한 40.21달러에 장을 끝냈다. 3월 일일 활성 사용자당 예상 평균 ‘부킹(예약)’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로블록스에서 화폐처럼 사용하는 가상통화 ‘로벅스’의 판매량은 부킹을 통해 나타난다. 부킹은 로블록스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로블록스는 부킹이 3.73~3.85달러 사이로 집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지 배런스는 “고정 통화 기준으로 1~3%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블록스는 앞으로 월별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분기별 자료만 발표할 예정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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