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타율 0.216···쉽게 돌아가지 않는 '영광의 시계'

배중현 2023. 4. 18.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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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페이스를 정규시즌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LG 트윈스 서건창. IS 포토


시간이 더 필요한 걸까.

지난해 11월 염경엽 감독이 LG 트윈스 사령탑에 오르자 서건창(34)과 '재회'에 관심이 쏠렸다. 염 감독은 서건창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2014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었다. 히어로즈 간판타자였던 서건창은 그해 201안타를 기록, 전인미답의 '시즌 200안타' 금자탑을 세웠다. 둘은 '영웅 군단'의 전성기를 함께한 사제지간이지만 2016년 10월 염 감독이 팀을 떠나 인연에 마침표가 찍혔다. 서건창도 2021년 7월 LG로 트레이드돼 히어로즈 생활을 정리했다.

염경엽 감독이 LG 지휘봉을 잡으면서 둘은 극적으로 재회했다. 공교롭게도 서건창은 LG 이적 후 부진했다. 지난해 77경기 타율이 0.224(219타수 49안타). 성적 부진 탓에 2년 연속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포기할 정도였다. 한 시대를 풍미한 베테랑이지만 팀 내 입지가 탄탄한 편도 아니었다.

그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염경엽 감독은 "장점을 높게 생각했어야 했는데 조금 있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달려가다가 장점을 잃어버린 케이스 같다. 장점을 더 강하게 만들면 단점이 채워질 수 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그럴수록 더 단순하고 기본으로 가야 한다. 최대한 그렇게 해주려고 한다. 뭔가를 바꾸는 것보다 자기 폼 안에 채워 넣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서건창의 반등을 자신했다. 선수에게 신뢰를 주면서 가장 편한 폼으로 타격할 수 있게 도왔다. 그 결과 서건창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362(47타수 17안타)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최다안타 1위에 오르며 타격왕까지 차지했다. 1년 전에도 시범경기 타율이 0.303로 준수했지만 '이번엔 다를 거'라는 기대가 부풀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부진의 연속이다.

서건창은 17일까지 14경기 출전, 타율이 0.216(51타수 11안타)에 불과하다.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68명의 타자 중 타격 58위. 전성기 4할을 훌쩍 넘겼던 출루율은 0.246(공동 65위)까지 떨어졌다. 콘택트 능력이 악화하면서 투수가 받는 위압감도 줄어들었다. 마땅한 대안이 없다. 현재 LG는 주전 유격수 오지환(옆구리)과 백업 내야수 손호영(햄스트링)이 부상 중이다. 주요 선수들이 재활군으로 빠져 내야 뎁스(선수층)가 헐거워졌다. 서건창을 1군 엔트리에서 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셈이다. 주축 선수들의 복귀 전까지 현재 전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관심이 쏠리는 건 반등 여부다. LG는 이번 주 주중 NC 다이노스와 홈 3연전을 치른다. 서건창은 2021년과 2022년 NC전 타율이 0.177, 0.189로 좋지 않았다. 두 시즌 상대 타율이 1할이 되지 않는 건 NC가 유일하다. 가장 까다로워한 구단이었는데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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