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19)엔비디아에 도전장, 4배 높은 성능 증명…사피온
2027년 누적 매출액 2조 목표
지난해 인공지능(AI) 분야의 대표 성능 테스트(벤치마크) 대회인 '엠엘퍼프'에서 미국 그래픽 처리장치 제작업체인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서비스용 그래픽 처리장치(GPU) 'A2칩'보다 4.6배 높은 성능을 기록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은 AI반도체가 있다. 토종 AI반도체 설계업체 사피온의 첫 상용화 제품 'X220'이 주인공이다. AI반도체는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하는 프로세서다. AI의 핵심 두뇌에 해당한다.
사피온은 SK그룹 산하 ICT 계열사 SK텔레콤·SK스퀘어·SK하이닉스 3사가 8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설립했다. '사피온'은 인류를 뜻하는 사피엔스(SAPiens)와 영겁의 시간을 뜻하는 이온(aEON)의 합성어로, 인류에게 AI 반도체 기반 인공지능 혁신의 혜택을 지속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2021년 SKT에서 분사한 사피온은 실리콘밸리를 전초기지로 두고 미국에 거점을 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삼고 있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사피온은 AI 반도체 원천기술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까지 100% 내부 기술로 개발했다"면서 "AI반도체 중에서도 가장 규모 큰 데이터센터 추론 서비스 반도체 시장과 자율주행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NPU는 인공지능(AI) 딥러닝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다.
'사피온 X300'시리즈 나온다
첫 제품은 'X220'으로 2020년 11월 나왔다. 국내 최초 상용 AI반도체다. 2016년부터 AI 가속기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3년에 걸쳐 시제품(프로토타입) 개발을 진행해왔고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에 즉시 적용 가능한 상용 제품을 출시했다. 추론에 최적화돼 있는 데이터센터용 제품인 'X220'은 유사 스펙 GPU 보다 딥러닝(심층학습)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고, 사용 전력량이 80%에 불과하다.
AI반도체 신생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뚫으려면 다양한 응용처별 실적(트랙 레코드)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사피온은 판교 소재 NHN 데이터 센터에 X220 기반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한 SKT와 미국 2위 TV방송사인 싱클레어 그룹의 합작사인 캐스트닷에라의 방송장비에 제품을 넣었다. 이 제품은 실시간으로 저해상도 화질을 고화질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토론토 대학에 X220과 X330으로 구성된 NPU팜을 무상 제공하고, 이를 활용한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다. NPU팜은 빅데이터를 사람의 신경망처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NPU 기반 데이터 센터다.
올해 출시할 'X300' 시리즈는 실시간 학습 기능을 더했다. 데이터 센터뿐 아니라 자동차, 보안,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가능하다. 사피온은 AI 반도체 기반 하드웨어부터 AI 알고리즘, AI 기반 서비스에 이르는 소프트웨어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체 기술 세트를 구현할 계획이다.
기술력 인정, 투자 러브콜
사피온은 GS그룹 계열사와 대보그룹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GS 계열사 및 대보그룹은 사피온의 전략적 투자자로서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본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GS건설은 GS건설의 벤처캐피탈 자회사인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투자했다.
이들 기업은 공공분야 AI 서비스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팩토리,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스마트시티, 유통 파트너십 등의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류수정 대표는 "GS계열사와 대보그룹의 전략적 투자는 단순히 사피온의 기술력을 검증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다양한 사업 영역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양질의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사피온은 올해 서버용 반도체 'X330', 자율주행 및 모빌리티를 위한 'X340', 스마트폰 등 엣지 디바이스를 위한 'X350'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차세대 고성능 메모리를 적용한 X430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누적 매출액 2조원,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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