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한 명이 아쉬운데 칼 빼든 이유, "150㎞ 던져도 제구 안되면.."

윤승재 2023. 4.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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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민. KT 제공


현재 KT 위즈의 마운드는 부상병동이다. 선발 소형준(22), 엄상백(27)을 비롯해 불펜에선 필승조 주권(28)과 김민수(30)도 차례로 부상 낙마하면서 구멍이 생겼다. 

투수 한 명이 아쉬워진 상황.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KT는 1군 무대 경험이 많은 선수를 과감하게 2군에 내렸다. 지난 16일 KT는 1군 무대 통산 71경기에서 243이닝을 소화한 경험 많은 김민(24)을 말소시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전날(15일) 경기 부진의 여파가 컸다. 김민은 15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8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 1⅓이닝을 책임졌다. 내준 실점은 9회 1점밖에 없었으나, 볼넷 2개에 몸에 맞는 볼 1개 등 제구에 난조를 보이며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9회 선두타자 사사구 3개로 위기를 자초한 뒤 희생플라이로 실점하면서 내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줬다. 

김민의 제구 불안은 비단 이날뿐만이 아니었다. 14일 한화전에서도 볼넷 1개에 안타 3개로 2실점(1자책)했다. 김민이 올시즌 나선 5경기에서 4사구가 없었던 경기는 2일 LG전 단 한 경기뿐. 4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6개의 4사구를 내줬다. 지난해 후반기에 제대 후 복귀했을 때 6경기 7⅔이닝 동안 4사구 3개, 8개의 삼진을 기록했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KT 김민. KT 제공


평균구속도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김민의 평균 직구 구속은 150km/h였지만, 올해는 146.4km/h까지 확 떨어졌다. 시즌 초반 3경기에서 평균 148km/h을 웃도는 공을 던졌지만, 부진했던 최근 두 경기에선 145km/h에 못 미치는 공을 던지며 부진했다. 

결국 김민은 이튿날 1군에서 말소됐다. 이강철 감독의 쓴소리도 이어졌다. 이 감독은 “지금 투수들 구속이 160km/h를 향해 달려가는데, 150km/h를 던지는 투수가 제구까지 안 된다면 소용이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이강철 감독은 “커맨드(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지는 능력)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면 이닝 소화도 안 되고 경기 운영이 힘들어진다”라면서 “현재 불펜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이닝을 많이 소화해주는 선수가 필요하다. 김민이 2군에서 제구력을 잘 가다듬고 왔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현재 KT 불펜진은 김영현(21)과 손동현(22), 김태오(26) 등 새 얼굴들이 등장해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탄탄한 활약으로 KT의 허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라 불안함과 변수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김민의 부진과 말소는 KT에도 김민 본인에게도 아쉬울 따름이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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