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여인 전통 살린다...LPGA 메이저 셰브런 챔피언십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셰브런 챔피언십이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인근의 니클라우스 시그니처 코스 앳 칼튼 우즈에서 열린다.
지난해까지 3월 말 캘리포니아 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에서 열리던 ANA 인스퍼레이션이 옷을 갈아입었다. 상금은 310만 달러에서 510만 달러로 늘어났다.
ANA는 남자 메이저 마스터스 전주에 열려 ‘여자 마스터스’라고 불렸다. 마스터스 비슷한 전통도 있다. 캐디는 마스터스 캐디와 같은 흰색 점프수트를 입는다. ANA의 우승자는 18번 홀 옆 포피의 연못에 뛰어드는 호수의 여인 세리머니를 한다. 골프계에서는 ANA가 팜스프링스를 떠날 경우 여자 골프의 가장 화려한 호수의 여인 세리머니가 사라질까 안타까워했다.
휴스턴으로 대회장을 옮겨서도 이 전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골프위크는 18일(한국시간) 골프장 관계자를 인용 “꼭 점프하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점프할 경우를 위해 준비를 해 둘 것”이라고 했다. 18번 홀 옆 호수에 선수와 캐디 가족이 함께 점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안전장치를 해 두며 가운과 슬리퍼 등을 준비하겠다는 거다.
그럴 경우 선수들이 물속으로 뛰어들지 않을 가능성은 0에 수렴된다. 그러니까 호수의 여인 전통은 이어지게 된다.
창립자 다이나 쇼어와 51년간 대회를 치른 미션 힐스 골프장도 기린다. 18번 홀 옆 VIP용 텐트는 ‘다이나의플레이스’라고 명명했다. 다이나 쇼어의 가족들도 초대된다. 여자 고교 골프 선수들에게는 셰브런 다이나 쇼어 장학금이 마련된다.
마스터스처럼 챔피언스 디너도 생긴다. 유명 셰프 토마스 켈러가 지난해 우승자 제니퍼 컵초의 메뉴를 요리한다. 또한 대회 기간 중 코스에 챔피언의 벽이 세워지는데 미션힐스에서 치러진 51년의 역사를 기리는 임시 건축물이다.
셰브런 챔피언십은 한국 선수들과의 사연도 많다. 호수의 여인이 된 한국 선수는 박지은(2004), 유선영(2012), 박인비(2013), 유소연(2017), 고진영(2019), 이미림(2020)이다.
대회는 1972년 콜게이트-다이나 쇼어 위너스 서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나비스코 챔피언십 등으로 이름을 여러 차례 바꾼 이 대회의 2022년 우승자 제니퍼 컵초가 포피의 호수로 점프하는 마지막 선수가 됐다.
72년 대회는 총상금 11만 달러로 투어 평균 상금(3만 달러)의 4배에 가까운 큰 대회였다. 배우인 다이나 쇼어가 대회의 호스트였다. 그의 이름은 2000년 이후 대회명에서 빠졌지만, 골프계에선 이 대회를 ‘더 다이나’라고 부른다.
1988년 에이미 알콧이 연못으로 점프한 이후 우승자가 호수에 뛰어드는 전통이 생겼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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