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케이뱅크 신용대출액 4조원, 가상자산 투자에 대부분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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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실명인증 계좌가 인터넷 은행에 집중되면서 인터넷 은행 신용대출 상당수가 가상자산의 투자 재원으로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7월~2022년 12월 업비트 이체기록이 있는 케이뱅크 계좌의 신용대출액은 4조1031억원이었다.
케이뱅크의 핵심 수익 모델은 가상자산 매매를 위한 신용대출로 분석됐다.
2020년 7월 케이뱅크의 가상자산 보유계좌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은 5.10%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 60.25%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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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두나무 모두 수익 급증
서민 최우선 인터넷은행 취지 무색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인증 계좌가 인터넷 은행에 집중되면서 인터넷 은행 신용대출 상당수가 가상자산의 투자 재원으로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케이뱅크와 1위 거래소 업비트 간 유착이 심했다. 케이뱅크와 거래소는 대출 이자와 수수료 수익으로 이익을 봤지만 대출자들은 ‘크립토 윈터’로 불리는 가상자산 하락기를 거친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케이뱅크 등의 이런 행태는 중소기업금융 및 서민금융 확대라는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를 잊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2년 2년간 인터넷은행이 5대 거래소로부터 거둬들인 실명계좌 수수료는 432억5600만원으로 전체 수수료의 71.18%를 차지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코인거래를 하기 위해선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해야 한다. 은행은 거래소들의 실명계좌를 발급하는 대신 거래소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시중은행들이 수수료로 얻는 수익보다 리스크가 더 크다는 판단에 계좌 발급을 꺼리면서 가상자산 계좌 10개 중 7개는 인터넷은행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은행이 가상자산 투자를 위한 ‘전주(錢主)’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7월~2022년 12월 업비트 이체기록이 있는 케이뱅크 계좌의 신용대출액은 4조103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에서 업비트로 입금된 규모는 4조9060억원이었다.
돈에는 이름표가 없다지만 신규대출 금액 변동이 업비트 이체금액 변동과 매우 높은 수준의 관련성을 보였다. 이는 업비트로 유입된 신규 투자금이 케이뱅크에서 신용대출로 마련한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케이뱅크의 핵심 수익 모델은 가상자산 매매를 위한 신용대출로 분석됐다. 2020년 7월 케이뱅크의 가상자산 보유계좌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은 5.10%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 60.25%로 급등했다.
업비트와 밀월관계를 유지하며 케이뱅크는 만년 적자 기업에서 탈피 할 수 있었다. 2017년 설립 이후 매년 700억~1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케이뱅크는 2021년 첫 흑자를 기록, 지난해 91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도 마찬가지다. 2020년 말 86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말 8101억원으로 늘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예치금과 일반 예금자의 예금을 업비트 계좌 보유자에게 대출해줘 수익을 냈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신용대출로 신규 투자금 유입이 활성화되면서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가상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연체율은 급증하고 있다. 케이뱅크 신용대출자 중 업비트 계좌 보유자의 연체율은 2021년말 0.31%에서 지난해 말 1.01%로 3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0.25%에 불과했다.
이광수 김혜지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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