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대 돈봉투’ 사과한 李대표, 수사 협조로 진정성 입증해야

2023. 4. 1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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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수사기관에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국면 전환용 기획수사'라는 주장을 했지만 돈봉투 의혹은 검찰 의도를 문제 삼으며 슬그머니 넘어갈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사안이다.

이 대표를 포함해 그 누구도 예외를 주장하지 말고 수사에 협조하고, 혐의가 드러나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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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수사기관에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지난 12일 윤관석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 5일 만이다. 이 대표는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고 확인된 사실에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조치를 다하겠다”고 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도 요청했다고 한다. 사안의 엄중함에 비춰볼 때 마땅히 취해야 할 자세이고,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민주당 일각에서 ‘국면 전환용 기획수사’라는 주장을 했지만 돈봉투 의혹은 검찰 의도를 문제 삼으며 슬그머니 넘어갈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사안이다.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현역 의원 10여명을 포함한 당내 인사 40여명에게 총 1억원가량의 금품이 뿌려졌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묵과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규칙을 근본부터 허물고 후진적 부패 정치의 상징이었던 과거의 금권선거와 매표의 망령을 되살려낸 중대범죄다.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부패·비리 연루자는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민주당이 자체 진상 조사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자체 조사로 사실을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어떤 결과를 내놓더라도 신뢰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는 게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날의 사과와 다짐이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의 빈말이 아님을 향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 대표를 포함해 그 누구도 예외를 주장하지 말고 수사에 협조하고, 혐의가 드러나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아야 하는 건 물론이다. 송 전 대표 귀국도 요청에 그칠 게 아니라 조기 귀국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송 전 대표는 의혹이 불거지자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 대표의 요청에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쯤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는데 빨리 귀국하는 게 순리다.

국민들이 이 사건의 진행 과정을 두 눈 부릅뜨고지켜보고 있다. 검찰도 수사 공정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유의해야겠지만 민주당은 더더욱 책임을 절감해야 한다. 수사 협조는 말뿐이고, 시간을 끌며 파장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태도를 취했다가는 민심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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